본문 바로가기

나무와 꽃 이야기

(42)
그래도 자란다 6월말 연일 온도계 수은주는 급 하강을 하고 아침저녁 창으로 날아드는 한기 덕분에 팔뚝엔 소름이 오돌 도돌 뉴스에는 때 이른 더위로 냉방병이 급 확산한다는 소식과 몇 십년만에 이런 가뭄 처음이란 농부의 인터뷰를 아침에 들었는데 태백산맥 넘어 신라의 고도에는 체온조절이 힘겹..
엄마 미워!! 가위를 들었다 과감하게 싹뚝싹뚝 잘랐다 풋풋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물동전(워터코인) 무성한 그들에게 난 매정하게 가위를 들고야 말았다. 처음엔 말리다가 주저앉은 딸이 원망스런 말로 한마디 내 밷고는 울면서 자기방에 가버린다 "엄마 미워!! 꽃키우는 사람이 너무 냉..
초화화 촘촘한 방충망 바람이 겨우들고, 햇빛이 겨우 헤집고 들어오고. "초화화" 기다란 꽃대 끝에 도도한 한송이. 여름방학을 하면 산골 아이들은 햇살에 익어 얼굴은 옅은 갈색에서 점점 짙은 갈색으로 익어갔다. 종일 땀에 절여 끈적해도 졸졸 흐르는 개울에 멱감고 나면 어느새 상큼한 바람이 몸속 깊숙이..
견디는 아이들 살구색 제라늄..... 우리집 최고령 제라늄 리플라즈베리...... 너무 더웠나? 한송이 두가지색을 피웠다 신기해. 제라늄 티파니.... 당돌한 빨강 야래향..... 올해도 작은 별 조롱조롱 향기가 진동을한다 라울....햇살에 익어가요. 입술이 붉으레~~ㅎ 연화바위솔...바글바글 일가를 이루었다 청옥... 두 팔벌려..
원추리 맑은 바람 덕분에 샤워를 한 듯 개운한 마음으로 산책을 나섰다가 우연히 만난 꽃 이른봄 산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나물이며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배고픈 산골 아이들이 뿌리를 캐서 놀이 삼아 장난삼아 먹었던 꽃 여름날 노란 꽃이 피면 한가득 꺾어 꽃다발을 만들었던 꽃 콩알 같은 동글동글한 뿌..
초복날 연밭에서. 풍덩!! 오리 정말 시원하겠다 페튜니아랑 연꽃 길을 걷는 사람들 저마다 태양을 피하고 싶은지 누구는 종종걸음으로 달리다시피 걷고 누구는 양산으로 가리고 느긋하게 걷고 또 누구는 부채를 살`~~살 부치며 여유롭게 걷고 길고 긴 장마 끝에 만나는 태양이 반갑기도 하련만 사람들은 태양을 피하고 ..
작약 첨성대 앞 작약꽃밭에 섰다 그리 넓지도 그리 좁지도 않은 밭에는 봉우리부터 지고 씨방을 만든 꽃까지 계층별로 모여 한밭을 이루었다. 나는 산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릴 때는 그렇게 커 보이던 동네가 그야말로 손바닥만 한 게 저 작은 동네에서 아이부터 노인까지 살았다 눈앞에 작약꽃밭처럼 ..
꽃기린 보일러를 넣었는데도 왜 이렇게 한기가 느껴지는지 경칩도 지나고 우수도 지나고 봄이라 말해도 아무도 뭐라 안 하는데 난 자꾸 추워진다 빈자리 때문인가? 대학을 등록하고 방을 구하고 살림을 장만하고 그럴 때는 몰랐는데 너무나 허전하다. 아이가 남겨둔 자랄 때 모습의 물건들을 보니 녀석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