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무와 꽃 이야기

초복날 연밭에서.

 

 

 

 

 

 

 

 

 

풍덩!! 오리 정말 시원하겠다

페튜니아랑 연꽃

 

 

 

길을 걷는 사람들
저마다 태양을 피하고 싶은지 누구는 종종걸음으로 달리다시피 걷고
누구는 양산으로 가리고 느긋하게 걷고
또 누구는 부채를 살`~~살 부치며 여유롭게 걷고
길고 긴 장마 끝에 만나는 태양이 반갑기도 하련만
사람들은 태양을 피하고 싶은 걸까?
나도 간만에 태양 속으로 걸었다.
얼굴엔 땀범벅이지만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반갑고 고맙다.
피하지 않고 적당한 걸음으로 향한 곳 안압지 주변 연밭
더 넓은 연밭엔 형형색색 연꽃이 가득 피었다.

백련 홍연 핑크
장마를 견디고 태양을 운명처럼 맞이하고
초복 날 찌는 무더위에도 당당하게 피었다
서둘러 피지않고 서둘러 지지않고
그저 운명처럼 뻘 속에 뿌리를 내리고서 고매한 향기 온 밭에 흩날리면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연밭에 서니깐 연꽃을 닮고 싶어 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느리게 느리게 걸어보았다.

바람이 불고 연밭에 진초록 물결이 일렁거린다.

가슴 깊숙히 연의 향기를 불어 넣어본다.

맛이 황홀한 상큼함이다.


해마다 피어주니 얼마나 고마운고?
더운 여름에 피니깐 더 고맙지
아니면 내가 태양을 피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었겠지.
더위와 장마에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있다가 문득 연꽃이 그리운 것은
이곳에서 연꽃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기때문이겠지.
오늘이 초복, 계절은 점점 태양 속으로 우리를 안내하겠지
그래도 피하기 없고
그저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네. 연꽃처럼.

 

 





'나무와 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견디는 아이들  (0) 2011.08.16
원추리  (0) 2011.07.24
작약  (0) 2011.06.05
꽃기린  (0) 2011.03.07
이렇게 자랐어요.  (0) 201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