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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리... 옛 궁터에 홀로 들어섰네. 이름 모를 산새가 수문장이라며 알 수 없는 오래된 말로 검문을 하네. 도무지 알 수 없어 씨~~익 웃었지 청사초롱 불 밝히고 천년을 호령했던 영웅들은 하마 떠난 지 오래되었다하네..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이는 머리 풀어헤친 억새랑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라네.. 서로 주..
메밀꽃. 메밀꽃! 글/햇빛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은 더 높아집니다 이맘때면 온 밭을 수놓던 하얀 물결이 있지요 가을바람에 출렁거리는 하얀 파도가 있지요. 메밀꽃. 우리 친정할머니는 자갈밭에 메밀을 심으셨어요 다른 작물이 다 싫어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을요. 키가 점점 커..
신라의 세 여왕 가을을 노래합니다. 천혜의 땅 서라벌에도 가을이 찾아왔어요. 튼실한 알곡들이 영글듯 가는 곳 마다 영글어 아롱진 신라의 흔적이 가을햇살아래 아름답게 반짝입니다. 역사상 유일하게 여왕을 옹립한 나라 그 먼 신라의 여왕들을 만나러 가을 소풍을 떠납니다. 진흥왕-진지왕-진평왕-선덕여왕-진덕..
까마중 추억의 열매.. 까마중 올해 가을엔 유난히 비가 잦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높고 푸르른 가을 하늘 대신 낮게 드리운 먹구름이 눈에 더 익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들판에는 벼들이 누렇게 속살 영글어가고 벌써 추수한 논들도 보이네. 존경스럽게도 자연은 때맞춰 자기일 빈틈없이 한다 설령 비기오던지, ..
경주 하늘 아래 주인 은 다 어디로 가고 들꽃들이 여름의 끝을 노래한다.. 청사초롱 밝혀두고, 아름다운 청년 화랑들은 삼국통일의 꿈 을 저 하늘 아래서 펼쳤을 텐데 서러벌의 영광은 어디로 가고.. 허물어진 궁성에는 잡초만이 무성하다. 어느새 가을임을 알리는 걸까? 매미의 울음소리 쨍쨍한데 들었는지 아님 모른 ..
생일도 싫을 거야/ 김미혜 방마다 단 꿈꾸며 가족들 잠든 한밤. 홀로 잠들지 못하고 서성이다 베란다에 나갔다 며칠전 까지만 해도 여름 풀벌레 노래하던 자리에 귀뚜라미 가을이 왔노라고 목청을 돋우네 이 분위기에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아 김미혜님의 동시집 "아기까치의 우산"을 펼쳤다 한밤에 보는 동시 맛이 이렇게 좋..
그 자리 그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할 때 자연도, 사람도 아름다운 게 아닐는지? 경주박물관 야외정원 작은 언덕에 홀로 서 있는 작은 탑.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지 때때로 외로워 보이는 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리라. 그 탑의 고향은.. 동 남산 칠불암 가는 길 오른쪽의 짧은 골짜기 “승소곡” 바위로 ..
태양의 계절 태양의 계절. 글/햇빛 여름과 가을의 갈림길인 팔월은 긴 장마의 끝과 세상을 뒤집듯 거센 태풍의 출발점이고, 칠 년을 땅속생활 청산하고 빛을 본 매미의 계절이기도 하다 녀석들의 우렁찬 합창소리는 때로는 짜증스럽지만, 그래도 격동하는 8월이 있기에 오곡백과는 영글어가고, 붉은 폭풍일 듯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