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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까마중

  추억의 열매.. 까마중


올해 가을엔 유난히 비가 잦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높고 푸르른 가을 하늘 대신 낮게 드리운 먹구름이

눈에 더 익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들판에는 벼들이 누렇게 속살 영글어가고 벌써 추수한 논들도 보이네.

존경스럽게도 자연은  때맞춰 자기일 빈틈없이 한다

설령 비기오던지, 바람이 불더라도 개의치 않고

 

며칠 전 막내 시동생 네 잠깐 들렀는데

장독대 옆에서 낯익은 녀석을 발견했다

“까마중”이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오래전 헤어진 옛동무를 만난 듯 했다

아마 초등학교 때 보고 처음 본 것 같았다

까맣게 익은 열매 몇 개를 따서 먹어봤다

달착지근하면서 약간 아린 맛..

먹 거리 귀하던 시절

엄마 따라 고추밭에 가면 밭둑에 지천이던 까마중

친구들과 심심풀이로 먹었던 녀석을

손바닥에 올려 놓고 보니

어린 날 햇살에 그을려 새까만 얼굴에 눈만 말똥거리던 내 동무들 생각이 간절해지네

전국에 흩어진 친구들.

엄마의 애지중지 밭이었던 곳에는 산이 되어버렸고

흔 하던 까마중 도 볼 수가 없으리라.

어쩌면 용케 한두 그루 남아 추억을 매달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네.

비가와도 개의치 않고 까맣게 익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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