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하기(숨은 글찾기)

고마리...

 

 

옛 궁터에 홀로 들어섰네.

이름 모를 산새가 수문장이라며 알 수 없는

오래된 말로 검문을 하네.

도무지 알 수 없어 씨~~익 웃었지


청사초롱 불 밝히고 천년을 호령했던 영웅들은

하마 떠난 지 오래되었다하네..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이는 머리 풀어헤친 억새랑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라네..

서로 주인이라고 으스대네.

성벽을 따라 스스로 신하가 된 소나무랑..참나무들이 허리를 굽혀 서있고

싸리 꽃 도 한자리를 차지했네.

아..

누가 알았으랴 천년이 한 순간인 것을

그래도 변치 않고 구린내 나는 세상을 다 정화시키고 있는

고마리..뿐이라네

썩은 물 맑은 물로 정화시키는 고마운 고마리

저 홀로 묵묵히 천년도 넘게 일하고 있다네

아직도 할 일이 지천이라며...

가끔 가을바람이 송골송골 맺힌 땀을 씻어주고 가네

천년의 궁터에는 오늘도 할 일 많은 고마리 저 혼자 바쁘다네.

얼굴엔 미소 잔잔히 피우고서.

'생각하기(숨은 글찾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수...  (0) 2006.10.23
귀한 선물  (0) 2006.10.10
그 자리  (0) 2006.08.20
태양의 계절  (0) 2006.08.10
칠월을 열면서,..  (0) 200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