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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태양의 계절

 

태양의 계절.

         

           글/햇빛


여름과 가을의 갈림길인 팔월은 긴 장마의 끝과

세상을 뒤집듯 거센 태풍의 출발점이고,

칠 년을 땅속생활 청산하고 빛을 본 매미의 계절이기도 하다

녀석들의 우렁찬 합창소리는 때로는 짜증스럽지만,

그래도 격동하는 8월이 있기에

오곡백과는 영글어가고, 붉은 폭풍일 듯 온갖 맵시를 뽐내는 단풍도

팔월의 태양이 만든 걸작품이리라.

그래서 햇살은 더욱 세차게 타오르나 보다

등에서는 땀으로 작은 개울을 만들고

밤에는 숨이 막힐 정도의 무더위로 잠을 이루기 어렵지만

그래도 여름을 갈무리하고 가을준비로 눈코 뜰 새 없는 팔월을 생각하면

충분히 견딜 일이다.


태양의계절이 지나고 나면

과일 단맛들 듯, 오곡이 영글 듯, 단풍이 고운 옷 갈아입듯

내 마음도 탱글탱글 영글었으면 좋겠다.

한해 두 해 살아갈수록 눈물만 많아지고

아가처럼 여려지고 있는 내 마음은 불타는 8월의 태양도 어쩌지를 못 하나보다.

봉숭아씨앗처럼 건들면 터질 것 같아...

난 어찌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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