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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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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너로구나. 가난한 나의 베란다. 숨고르기조차 힘겨운 여린 나의 화초들. 얕은 숨 내 쉬는 화초들에게 반가운이 찾아들었네. 우윳빛 사랑..달빛 너로구나. 가슴팍에 망울망울 그리움품은 땅 끝 마을이 고향이라는 난초의 화분엔 고향의 바다내음 안겨주고 초산의 날카로운 진통을 치르는 게발 선인장에도 친정엄..
팥죽 드세요. 오늘이 동지랍니다. 퇴근해서 지금까지 팥죽을 끓였어요. 많이 바빴네요. 아들과 딸이랑 둘러 앉아 찹쌀 수제비 만들었어요. 녀석들 어찌나 장난이 심한지 여러 모양의 수제비를 만들었어요. 공작시간 같아라. ㅎㅎ (방금 만든 팥죽입니다..백김치랑 같이 드셔요. ) 두 동서네 불러놓고 입원해 계시는 ..
동해바다 푸른물결 (겨울 시린 바다가 차갑지 않은지?..문무대왕은 말이 없네) (갈매기들 품에 안고..녀석들 그곳이 어딘지 아는지 모르는지?) (비상..) (겨울 해풍에 몸 말리는 오징어들) 동해바다 찬 물결에 올해 처음으로 내린 눈들은 철부지인가보다 갈매기가 물에 뛰어든다고 저들도 따라 뛰어드네 눈 말 말똥거리며 ..
지난 세월이 아름답다. 낙엽으로 생을 다 말할 수 없지만 친구야 우리 꿈을 심던 학교 길에도 지금쯤 옷 벗은 나무들이 울창하고 낙엽이 수북이 쌓였겠지? 봄이면 연초록 새싹에 꿈을 심었고 그 잎이 초록이 되고 어른이 되었듯이 우리의 꿈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커지고..야무지게 익어갔었잖아. 나는 “의사가 될 거야” “..
남산은... 아슬 하게 푸른 하늘은 흰빛이 겹치고 겹친 색이라 했던가? 만추.. 휴일 남산에 들어 무한자유를 보았다. 대부분 산들이 울긋불긋 채색되고 혹은 앙상한 가지만 함초롬히 서 있는 것과 는 달리 녹음 짙은 산 군대 군대 한그루씩 서있는 단풍든 나무들이 마치 초등학교시절 바탕색칠하다 떨어뜨린 다른 ..
손바닥 공원의 내 나무. 비가 온 후라 깨끗해진 풍경들이 너무 이쁩니다. 일주일간 쌓인 일들을 다 해결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집 뒤 “손바닥공원”에 나갔어요. 그곳에 얼마 전에 정한 내 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 나무는 10년 전 식목일 날 우리 가족이 심은 거지요. 작은 손으로 모종삽을 들고 힘 썼던 아들 녀석이 ..
가을풍경 박물관뜰에도 계절은 어김없이 왔습니다. 곱게곱게 물든 나뭇가지가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참 얌전히도 쌓였어요. 일 년 동안 정든 나무를 떠나려니 섭섭한 모양입니다. 조심스럽게 이별식을 진행 중 입니다. 혹 방해될까봐 빨리 지니 가면 흐트러질까 봐 잠자리처럼 조심스레 지나갑니다. 숨도 못 쉬..
까마중 추억의 열매.. 까마중 올해 가을엔 유난히 비가 잦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높고 푸르른 가을 하늘 대신 낮게 드리운 먹구름이 눈에 더 익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들판에는 벼들이 누렇게 속살 영글어가고 벌써 추수한 논들도 보이네. 존경스럽게도 자연은 때맞춰 자기일 빈틈없이 한다 설령 비기오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