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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 이야기

물옥잠

 

 

 

 

 

 


나락 영글어 가는 가을 논에는 올리버그린빛 물결이 넘실거립니다

차를 타고 달리다가 올리버그린 나락과 함께 키를 재는 청보랏빛 꽃을 발견했지요

차를 도로가에 세우고 친구랑 나는 누가 먼지인지 모르겠으나 논둑으로 돌진했지요

둘의 모습은 우월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멋진 빛깔이었고 이쁘고 사랑스러웠어요

물옥잠

친구는 뿌리째 뽑아 항아리에 키워 보기로했어요

나는요 줄기를 꺾었지요

전체인 저 녀석은 감당하기 힘들어요

물옥잠 

그 꽃은 6장의 꽃잎인데 둥근 큰세장의 꽃잎을 길쭉한 작은 꽃잎 세장이 받치고 있고요

꽃 속에는 노란 꽃술이 다섯개 검은빛의 약간 긴 꽃술이 있어요

손바닥 커기의 하트모양 잎이 어긋나 있어요

꽃줄기는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건드리면 뚝뚝 꺽이는 연하고 부드러웠어요

친구랑 나는 여기저기 흙이 튀고 다리는 긁혀 마치 땅강아지같은 꼴이 되었어요

손에는 꽃을 가득 쥐고 있었지요.

참 행복했답니다

농부님께서는 물옥잠이 잡초로 여겨 질 테지만 우리에게 넘 이쁜 꽃이었답니다

집으로 돌아와 꽃을 씻고 병에 꽂아 하나는 내가 자는 방에 또 하나는 거실에 두고 감상합니다

특별한 향기는 없지만 싱그런 풀냄새가 나고요

저녁이면 꽃잎을 오므리고 있다가 아침이면 활짝 핀답니다

참 이쁘지요 내가 물옥잠처럼 싱그러워 지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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