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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 이야기

맨드라미

 

 

 

 

 

 

 

 

 

 

 

 

 

 

 

 

엄마가 검은색 비로드 치마를 입고 외출을 한다는건 동네 잔치가 있다는 말이다

차분하고 낭창거리며 부드럽던 그 치마는 어린 내 가슴을 설레게했으며 난 엄마의 비로드치마 만지길 좋아했다

부드러운 그 촉감과 엄마냄새

온 동네가 잔치로 들썩이던 어린날

나는 엄마의 비로드치마의 촉감이 그리움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 비로드같은 촉감같은 꽃을 황리단길 어느 모퉁이에서 만난 반가움은 내 심장이 쿵 ! 소릴 낼 정도였다

요즘 전국적으로 핫한거리인 "황리단길"에는 연일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친구랑 거리 구경갔다 만난 맨드라미는

순식간에 내 엄마의 치마를 생각하게 하더라

더불어 기억 저편에 머물던 내엄마의 젊은날 모습도 어렴풋하게 생각나고

검붉은색 닭벼슬을 닮은 꽃

개똥밭에도, 좁은 담벼락에도, 자전거 길에도 피어있던 꽃이라서 맨드라미 눈여겨 본적이 있었던가?

그저 흔하디 흔한꽃

그러나 맨드라미는 입신양면을 뜻하고 계급의 상승을 뜻할 만큼 의미를 가진 꽃이거니와 신사임당이 그린 그림에도 등장하는 고운꽃이다

최근 나는 맨드라미가 점점 더 좋아지고 더구나 황리단길에서 만난 저 맨드라미밭은 잊을 수가없다

맨드라미의 화려하고 처음엔 초록이었다가 꽃과 더불어 붉게 물드는 잎도 매력적이다

붉은 비로드를 연상할 만큼 멋진 꽃

맨드라미 곱게 핀 가을

그렇게 덥던 여름도 시간이 흐르니까 가을에 길을 열어주고 물러가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함 마저 느껴지는 요즘

나이를 들어서인지 맨드라미 검붉은 색이 가슴에 가득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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