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기름진 옥토를 두고 굳이 저 돌을 고집하는 이유가 뭔가?
녀석 고집 덕분에 나는 목이 마를까?
단단한 돌에 내리는 뿌리가 상하지 않을까?
혹시 물을 과하게 준거는 아닐까?
볼 때마다 노심초사 가슴 졸인다
흡사 아기 키우는 엄마같은 마음이다
그런 녀석이 이쁜짓을 한다
애교가 장난이 아니네 ㅎㅎㅎ
일년을 기다려 얼굴 쏙 내밀기 시작한 꽃대가 그래서 더 반갑고 기특하고
심하게 앓은 아이가 툴툴 털고 일어난것 같은 기쁨을 맛본다
이 기쁨을 누릴려고 그렇게 마음 졸였나보나
작년에 첫꽃을 피웠는데 그때는 등에 엎고 피우더니
올해는 자리를 바꿔 가슴에 피워낸다
덕분에 내가 감상하기 넘무 편해졌다 ㅎㅎ
기특한 넘 ㅎㅎ
날마다 변해가는 모습이 아무리 봐도 신기하고 벅차다
처음보다 뿌리는 마당쇠 힘줄같이 강인한 힘으로 더 강하게 돌에 뿌리를 내렸고 잎은 더 빳빳하고 야무지게 자랐다
어느날 가슴에 아기라도 생기는 건 아닐까?
아기??ㅎㅎ
ㅎㅎ 내가 욕심이 과한거 같지만 꽃을 보니 자꾸 욕심이 난다
모진 환경에 저리 고운 꽃을 피웠건만 나는 뭐가 모자라 또 욕심을 부리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없네 미안 ^^*
가슴에 예쁜 꽃 보듬어 피워 안고 오늘도 기특하게 눈길을 보낸다
고맙다.
'나무와 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수초, 변산바람꽃, 노루귀 (0) | 2019.02.25 |
---|---|
맨드라미 (0) | 2018.10.03 |
그래도 우리는... (0) | 2018.01.30 |
구절초 (0) | 2017.10.23 |
황성공원 맥문동 (0) | 2017.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