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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

고향의 절을 찾아서/ 심원사

 심원사..정확한 창건 연대는 모르지만 선덕여왕 2년에 일지선사가 창건했다 

       전해지며 현재 기록은 1913년 화준대사가 중창했다는 기록이 있다

                           전성기때는 통도사, 청도 운문사를 거느린 큰 절이었지만 지금은 불국사의 말사이다.


        쪽동백... 동백을 닮지도 않았는데 동백이란 이름이 붙었네. 가난한 시절 동백기름을 살 수없던 사람들이

                  저 꽃의 열매로 기름을 짜서 머리에 발랐단다 이름의 쪽은 작다는 뜻이란다

                  향기가 그윽하고 순했다

 

 

       고광나무(산매화): 달콤하고 은은한 향이 나더라

                           매화를 닮은 꽃 덕분에 붙여진 산매화 



화려한 잔칫날이었다

빨강, 노랑, 파랑...색색의 등을 달았고 누구라도 얼싸앉고 금방 친구가 되는날, 비빔밥, 떡, 광일 이 넘치고 넘치고

넘실거리는 오색등과 사람들 사람들~~

그런데 갑자기 현기증이 나더라 인적이 드물어 숨조차 들리는듯 고즈녁한 고향의 절이 그리워 시누이 졸라 함께 찾아가게 되었다

사람 하나 보이지 않은 고향들에는 착한 사람들이 키우는 농작물이 도시의 화려한 정원보다 예뻤다

감나무, 대추나무, 고염나무 잎은 햇살에 반짝이고.

차가 다가가도 도로를 걸어서 지나가는 장꿩을 보니 현기증은 어디로 갔는지 웃음만 남더라는.

도로의 끝, 길의 끝에 더디어 오랜 신라의 고찰 심원사가 있으니 초파일 넘치는 풍요의 다른절과 달리 중년의 스님 한분과 묯몇 신도들

산에서 들려오는 장꿩소리, 뻐꾸기소리, 물소리 바람에 한산하게 흔들리는 낡은 연등등

아무리 성질 급한 사람이라도 아무리 바쁜 사람이라도 저절로 한박자 늦게 걷고 깊이 숨쉬고야 마는 천년고찰의 모습과 풍경

한참 흥하던 시절에는 양산통도사와 청도 운문사를 거느리 큰 절이었다는데

지금은 탑하나 없이 늙고 쇠락한 대웅전만 남아 바람이 불면 바스라질 것 같은 모습으로 우릴 맞이한다

대웅전 참배를 마치고 마당을 나서는데

절옆 계곡에 핀 하얀꽃이 절보다 더 눈길을 끄는데 가서 보니 쪽동백, 고광나무가 순하고 맑은 향기를 뽐내며 곱게 피어 있었다

꽃을 보고 감탄하고 향기 맡고 미소짓고 잎을 만지고 즐거워하고, 불현듯 정희, 경이, 경애,...이런 이름과 얼굴이 떠오르더라

이 동네 친구들 "우리는 중학생 희망에 넘쳐 ~~ "노래 부르고 어슬픈 영어 발음하던 그 순하디 순한 친구들 얼굴이 생각는건 꽃향기가 너무 깊게 다가 와서 일거야

이동네 친구들 옷자락에 가슴에 저 꽃향기가 스며들었겠지

지금은 어느곳에서 이 향기를 기억하고 있을지

잊혀졌다 어느날 불현듯 떠오르는 이곳의 풍경과 맑디 맑은 향기를 따라 저 길로 찾아 오지는 않을까?

쇠락한 절, 순한향기들 한없이 평화롭던 그날

지금도 가슴을 선연히 적신다


산매화를 이별하며

글:채제공(蔡濟恭)


산매화 송이 송이 곱기도 고운지고! 촌구석은 누추하여 이렇달 것 없지마는 다만 저 산매화 있어 하 그리도 예쁘구나. 꽃 옆에 시 읊으며, 꽃 아래 잔을 들면 이 세상 영욕이야 쓸어 낸 듯 사라지네. 여사(旅舍)의 달력풀 다섯 잎이 되자마자(初五日) 구만리 장천에 사서(赦書) 이미 내려 있네! 꽃 아직 안 지는데 나 먼저 돌아가니 내 말도 석양 앞에 발길이 더디구나! 매화야! 매화야! 요즈막은 큰 솥에 양념 노릇해 보지 못했는데 너의 열매 져 버리니 늘그막을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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