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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

동남산/옥룡암, 보리사

 옥룡암

민족시인 이육사가 1942년 폐병 요양차 3개월간 머문절이다.(1904년~1944년)

때마침 붉은동백은 뜰에 활짝펴서 고운자태 한껏 뽐내고 어느송이는 가엾이 뚝뚝 떨어져 발아래 머물고

불어오는 봄바람에 산벚꽃은 난분분 흩날리더라.

고요한 암자에 산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온 몸에 스며들던 날

나는 천상의 여인처럼 나른하고 청명한 날을 즐겼다


~신석초에게~

뵈올가 바란 마음 그마음 지난 바램

하로가 열흘같이 기약도 아득해라

바라다 지친 이 넋을 잠재올가 하노라


잠조차 없는 밤에 燭(촉)태워 안젓으니

리별에 病(병)든 몸이 나을길 없오매라

저달 상기 보고 가오니 때로 볼가하노라

 부처바위

 

 

 

 

 

 

 혼자였지만 결코 심심하지 않았다

나는 저 부처님들과 한시간 정도 놀았다.

 탑곡마애불상군 높이 10m, 둘레30m바위에 구층목탑, 칠층목탑, 불상 석가여래 금강역사, 승려상,삼존불, 능수버들...34점의 도상이 새겨진 바위

통일신라때 신인사라는 절이 있었다 전한다.

옥룡암 바로 위 웅장한 바위가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데 그곳이 부처바위라 불리는 곳이다

연둣빛 나뭇잎이 빙둘러 서있고 새겨진 형상들이 경이롭기만한데, 나는 바위앞에 서서 감탄을하며 한동안 꼼짝을 할 수가없었다

나를 압도하고도 남을 웅장함이지만 새겨진 여러 형상들은 늘상 봤던 것처럼 낯설지않고 다정하고, 자비로웠다

바위에 따뜻함이 느껴지더라는 ㅎㅎ

바위를 둘러 꼭대기로 이어지는데 그곳엔 삼층석탑과 감실을 얕게 파 만든 삼존불 그 옆에 우똑 서있는 금강역사

삼존불 앞 바위에는 인자한 스님상이 새겨져있다

난 바위에 올라 도시락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눈높이 맞춰 부처님이랑 한시간 쯤 같이 놀았다.

새소리는 어찌나 맑게 울려퍼지던지.



 보리암 돌단풍

 미남 부처님..잘 생기셨다 역시 인물은 좋고 볼 일이다싶네,ㅎ

 

보리암 마당에는 돌단풍 곱게 피어있고 역시나 조용한 산사의 향이 그득하였다

뒤뜰에 머물고 계신 부처님은 일명 "보리암 미남 부처님"이라 불리는데

현존하는 남산의 불상중에 제일 완벽한 모습이란다

젠체높이 4.36m 불상의 높이 2.44m 현재 암자는 근대에 지어졌고 신라의 보리사는 사라지고 불상만 남아있다.

인기척없는 보리사 미남 부처님 곁에서 나는 혼자 유유자적 놀았네


 

 저 바위는 쪼개졌으면 무엇이 되었을까?

불처님? 탑? 무슨 일이 있었기에 쪼개다 말았는지?

 

 진달래 지고 없는 산에 온통 연달래 분홍을 이루었다

 보리암마애석불좌상

 

보리사 옆 길로 들어서면 마애석불이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낭산과 장사벌지지, 망덕사, 사천왕사지를 바라보며 서있다

마애불 가는 길에 신라석공이 쪼개다만 바위가 있으며 산에는 진달래가 다 지고 연달래 분홍색꽃이 곱게 피어 있었다

언제였던가?

딸이 중학교 다닐때였지?

딸이랑 남편이랑 셋이 올랐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가져간 커피를 마져 마시면서 멀리 눈 앞에 펼쳐져있는 들과 여러 사적지를 바라 보았다

봄바람은 얼굴을 간지럽히고 혼자 길을 나서길 잘했다 몇 번을 생각하며 하산하는 길

발길은 가벼웠고,나른한 행복감이 넘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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