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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오동수 한잔 마시고....

 소나무와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

 불국사에서 석굴암 가는 길

 하늘에 초록별 바람에 살랑거리고

 청마 유치환 시비와 뒤편을 아우르는 경주 시인들의 시 작품들

유치환...

1955년 경주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

청마가 자주 오르던 길이며 시 "석굴암 대불"도 이시기에 쓰여졌고 시비에는 1연이 조각되어있다...이곳에 시비를 건립했다

 김동리..경주시 성건리 출생

 박목월..경주 모량리 출생

토함산 자락에 동리목월 문학관이 있다


 

 

 몸매 즉여주네

 오동수

 

 

 발시려~~!! 피로가 싹 풀린다

 

세월이 많이도 흘렸다

이길을 많이 좋아했었는데 ...

마치 첫사랑 잊듯 잊고만 지내다가 문득 생각나서 찾은 길

불국사에서 석굴암 가는 길

길 옆 불국사 청년회에서 심어 놓은 단풍잎이 어느새 터널이 되었다

무성한 단풍잎 사이로 걷노라니 내 몸에 초록별 마구 쏟아져 들어 오는 느낌이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솔향기 찬조를 해주니 내가 천상의 길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오래전 여고때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던 시절

매년 12월 31일 박물관 에밀레종 타종식에 참석하고 곧바로 절에서 철야 기도를 했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행사에는 선후배 모여 밤을 새며 염불과 108배 또는 천배를하며 지난 시간과 다가 올 날들에 대한 꿈에 부푸어 있던 시절

지금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새벽 4시쯤 절을 출발해서 석굴암 일출을 보기 위해 이 길을 걸어 올랐었다

새벽 찬공기에 입김 불어가며 오르던 길 

그때는 힘든줄도 몰랐고 그저 가슴만 부풀던 때였다

이 길 중간쯤에 오동수 약수가 있어 밤새워 기도하며 깔꺼러운 입을 축이던 기억이 난다

용의 입에서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던 물줄기 

그 한모금이면 더 뭐가 아쉬우랴

지금은 불교학생회도 없어지고 에밀레종 타종도 안하고...그저 기억에만 남은 풍경이 되어 아쉽기만하다


그 오동수를 향해 걸어 오르는 것이다

오르는 내내 나무터널이라 찹찹한 기온이 상쾌하며 새소리 바람소리 청정한 토함산의 기운과 함께

연신 오길 잘했다 잘했다 넘 좋다를 연발하게한다

오동수는 여전하며 기운차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가슴이 시원해진다

차고 단 물 한바가지 마시고 세숫대야에 발을 담그니 1분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차가운게 뼈속 열기까지 다 녹여준다

세숫대야에 들락날락 하길 여러번 

다시 오마 스스로에게 약속하며 하산한다

초록별 터널속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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