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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엄마의 포도

 

 

 엄마의 포도...

 

 

태풍의 고비가 한차례 지나고 다시 염천 더위가 맥을 못 추게한다.
여름이 왜 덥지 않겠냐마는 올해만큼 더운 여름을 만나지 못햇다.
숨쉬기조차 힘든 더위에 엄마의 포도는 곱게도 익어 어김없이 내 앞에 나타났다.
향긋한 포도향과 달디단 맛
한알 한알 소중하게 먹어본다.
이보다 더 귀한 음식이 있을까?
이 맛은 엄마의 땀이고 주름살이고 힘겨운 노동의 대가이다.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그런데 엄마가 힘을 잃었다
며칠 전 밤에 누군가 포도를 따갔단다.
밭의 절반가량 몰래 따갔는데 아이들 장난이라 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 많다.
두 노인네가 이른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돌본 포도를 몰래 따가다니 화가나 미칠 지경이다.
40Kg도 안되는 바짝마른 울엄마가 비 올까 걱정 바람 불까 걱정...그렇게 키운 포도인데.

"그래도 사람 다친거보다 낫다" 도리어 나를 위로하시는 엄마.

포도를 먹을려니 눈물이 나고 목이 메인다.
날도 더운데 힘내시고 무엇보다 빨리 시원한 바람불었으면 좋겠다.

 

농사는 하늘이 절반을 짓고 사람이 절반을 짓고....


엄마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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