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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홀로 차를 마시며.

 

 오늘 내가 마시는 차와 찻잔 (박달요 전시장에서 얻어온 찻잔)

 구증구포 그 땀과 열정으로 덖음한 차 (주신분의 소중한 마음 감사드리며)

 박달요 무염한 다기가 자꾸 마음에 간다.

 붉은인동초 저 인동꽃을 우려 마시면?

 경주 서남산 자락에 위치한 "박달요 전시장"

우연히 들러 맘에드는 찻잔 하나 손에 넣었다.

붉은 인동초와 차향이 넉넉했던 곳.

 

첫째 잔은 목구멍과 입술을 적시고
둘째 잔은 고독한 번민 씻어주네
세째 잔은 메마른 창자 살펴주니 생각나는 글자가 오천권
네째 잔은 가벼운 땀 솟아 평생의 불평 모두 털구멍으로 흩어지고
다섯째 잔은 기골이 맑아지고
여섯째 잔은 신선과 통하네
일곱째 잔은 마시지도 않았건만 느끼노니 두 겨드랑이에 맑은바람이 솔솔 이네.
                                                                        ....이색....
 
아침에 퇴근해서 한잠 푹 자고 일어나보니
집은 고요하고,어디선가 새소리 맑게 들린다.
구증구포로 덖은 햇차를 다관에 넣고
홀로 마시는 차는 천상의 맛이라.

고요하고 호젓한 이 시간에
내가 맺은 소중한 인연들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블로그를 시작한 날이 2005년 6월 10일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맺은 고운 인연들
내가 주절거린 몇 줄의 글에 진심으로 안아주던 낯 모르는 사람들
고맙고 감사한 마음 무엇으로 표현할꼬?
내 손에 딱 맞는 다기잔의 따스한 온기 같은 사람들
오늘 그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를 마신다.
구증구포로 덖은 이 차는 약이라는데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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