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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여름 길에서

 

 

 

 

 

 

길을 가다가 만나는 꽃 풍경은 가슴에 향기로운 꽃기운 실어주고,
예고없이 들판에서 초록바람이라도 불어 준다면
여름 더위는 더이상 밉지 않으리.
축 늘어진 마음 팽팽하게 팽창하고
매미의 노랫소리 반갑게 들리기도 하지.


유난히 더운 올여름
그래도 들판에 곡식은 익어가고
꽃은 풍성하니 조금은 참을만하네.
끝이 안 보이던 더위도 마지막 힘을 몰아 숨 고르기를 하는 중이네.
이 햇살에 익은 올가을 단풍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벌써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가 보고싶어 지고

황금빛으로 물결 칠 들판이 눈에 선하네.

여름이 남긴 아름다운 흔적이 그립네.

 

                                                                                 들꽃에게

                                                   시:서정윤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여름날의 추억/남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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