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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고향에서

 

 

 

 

 

 바람이 심하게 불면 대나무 부딪히는 소리 우렁찼지..딱~딱~

 내 태어난 집 마당이 손바닥만하네.저곳에서 우리가족 8명이 살았네 사랑채는 다시 지어졌고.

 유난히 달던 감나무 가을이면 붉게 물들던 잎, 고맙다 그자리에 있어줘서

 고욤나무랑 감나무 그리고 개울 위에 머루덩쿨

 진달래 지천이었던 집 앞산...논도 밭도 다 산이 되었네

(키 작은 봉숭아가 집 앞에 피었네.)

 

고향마당에 감나무랑 고욤나무가 그 자리에 있어 눈물이 났다.


내가 태어나고 내 발자국 마당에 콕콕 찍고 다녔던 고향집
안채는 아버지가 지으신 기와집 그대로인데
방문 앞 청마루는 없어지고 지금 사시는 분이 춥다 하여 저렇게 막아 놓았네
하기야 세월이 얼마나 지났노.ㅎ
감나무 베어 버렸는데 다시 자랐다며
감을 주렁주렁 달고서 보란 듯이 나를 반겨주네
저 감나무 때문에 난 지금도 감을 엄청 좋아하는데..
씨가없어 곶감을 만들면 어찌나 달던지...
집 담을 끼고 개울이 흘렀는데 미꾸라지가 많아서 친구랑 잡았던 기억도 나고

물방개며 빙빙 돌던 물매암을 보며 시간 가는 줄 몰랐었지

그 개울물 소리 들으며, 개구리 소리 들으며,
감나무가 문살에 그려주는 그림을 보며 난 그렇게 자랐었네
내 친구랑 뛰어놀때 그렇게 넓었던 마당은 이제 보니 손바닥만하네
그래도 여전히 집 뒤안에 대나무가 자라고

대나무를 잘라 연도 만들고 매미채도 만들고....
봄이면 마당에 감꽃이며 고욤꽃이 소리없이 떨어지겠네

진달래가 온 산을 덮었던 앞산은 나무가 우거져 숲이 되어버렸네
지금도 봄이면 진달래 넘실거릴까?

내 고향
그렇게 그립던 고향을 여름 휴가때 친구랑 찾아갔더니
낯선 사람이 가도 짖지도 않고 백구가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겨주었었지.

녀석도 예전에 예서 살던 사람인줄 아는지
그 마당에 눈이 쌓이면 얼마나 신났던지
그 마당에 팽이치고 소꿉놀이하고, 꽃을 심었고.
때로는 엄마에게 혼나고.
그렇게 자랐네. 그렇게 그리워했었네.

 

내 고향집은 그자리에서 겨울을 맞고 있겠네

올 겨울에도 눈이 소복소복 쌓이겠지

내 그리움 만큼이나 소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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