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직장업무상 내 고향에 다녀왔다.
6월의 진초록은 산에 가득 넘치고 찾는 이 없어 울울창창한 산
그 산 길을 6년간 다녔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나 작은 다람쥐 길이었다.
그 산 밑에서 바라 본 산은 까마득하고 아찔하더라.
순간 빛의 속도로 떠오르는 친구들 얼굴,얼굴,얼굴....
새벽밥 먹고 가방 메고 작은 몸으로 저 큰 산을 넘어 학교엘 다녔다니
참으로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다시 그 시절이 온다면 산 넘어 학교 다닐 수 있을까?
용기가 나지 않는다.
길가 풀섶에 이슬이 맺혀 바짓단은 늘 축축했고
비라도 오는 날이면 신발에 흙이 묻어 연신 털며 다녔었던, 그 산 아래서
긴 시간이 지난 지금 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추억과 지금은 다 헤어진 친구들이 몹시도 그리운 건 당연한 일일라.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가 볼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지.
친구들
우리 동기는 여자 아이 셋, 남자 아이 넷
우린 삼총사라 불리며 늘 붙어 다녔고,
다른 사람들이 닮았다 말하기도 했었다.
하긴 6년을 하루같이 붙어 다녔으니.ㅎ
노래를 잘 불렀던 친구
똘망한 눈에 공부를 잘했던 친구
그리고 말없이 사고를 잘 쳤던 사고뭉치 나
삼총사는 친구며, 가족이며 때로는 무언의 경쟁을 하며 산을 넘어 학교에 다녔었지.
한 친구는 동네 오빠랑 결혼해서 울산에 살고,
한 친구는 서울에서 살면서 아이가 둘 아직도 공부를 한다던가?
그리고 나 이렇게 지내고.
한번 헤어지니 만나기 너무 힘들어
언제 저 산을 셋이서 넘어 볼까나?
저 진초록의 산에 삼총사들어 그때처럼 깔깔대며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싶은데.
작은 돌맹이 하나, 나무 하나하나 다 생각나고,바위에 바위채송화
기린초도 참 많았지.
흰참꽃 무서워 그 쪽으론 눈도 안돌리고 뛰었던 기억도 나는데.
"내 고향 가고싶다 그리운 언덕...." 그 언덕에 그 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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