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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음악

프란츠 카프카/오규원

 

 (축전..손가락 한 마디 만큼 작은 몸으로 불꽃같은 꽃을 피웠다)

 

프란츠 카프카

 

         오규원

 

-MENU-

 

샤를르 보드레르          800원

칼 샌드버그                800원

프란츠 카프카             800원

 

이브 본느프와             1,000원

에리카 종                   1,000원

 

가스통 바쉴라르          1,200원

이하브 핫산                1,200원

제레미 리프킨             1,200원

위르겐 하버마스          1,200원

 

시를 공부하겟다는

미친 제자와 앉아

커피를 마신다

제일 값싼

프란츠 카프카

 

메뉴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시에서 일상이 느껴진다.

메뉴는 현대 유명작가 및 예술가. 왜 하필 예술가 였나 싶다.

에술가는 원래 돈이 궁한 직업이다.

시 전체적인 느낌으로 라면 예술가가 상업화 된 것을 비판하고 커피에 빗대어 조롱하는 듯하다

메뉴판에서 시상이 자신의 테이블로 옮겨오면서

오규원 시인은 자신의 제자를 "미쳤다"라고 표현한다.

비싸봐야 고작 1200원인 커피.

그 값이 아깝고 돈이 궁해서 커피 한 잔조차 비싸서 못먹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를 공부하여 시인의 길을 걷고자하는 제자.

고생길이 훤히 뚫려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걷고자하는 제자가 안쓰럽고...

그러나, 이 시에서 시인은 굳이 "제일 값싼"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더 부각 시켰다.

마치 "그래 우리가 그런 미친 인간들이다"라고 말하듯이 당당하게,

제자를 "미친"이라고 표현했지만 아마 시인은 제자가 자랑스러웠으리라.

돈에 눈이 멀지 않고

오직 순수하게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그 눈 맑은 제자.

이 시를 읽으면 제일 값싼 커피 한잔 앞에 두고

시를 공부하는 눈 맑은 예비 시인과 그런 예비 시인을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스승이 떠올라

마음 속 깊이 따스함이 전해진다.

 

휴일 아침 딸아이 책상을 정리하다

녀석이 쓰고있는 "시 감상문" 노트를 발견했다

녀석이 본 작품의 세계

녀석의 내면 세계를 보는 짜릿함과 보여주지 않은 노트를 훔쳐보는 불안감

무어라 표현못할 야릇한 느낌

난 아침부터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한 엄마가 되어버렸다.

난 그런 엄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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