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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 이야기

우각(牛角)


 어?? 넌 누구야?

어느날 발견되어 점점 자라더니 저런 모습이네

 그 새 작은 녀석들 다시 솟아나고

 물을 주면 속살 보여주려나?

 통통한게 도라지꽃 봉우리같고 끝은 뽀족하니 매부리같은..

 꼭지(꽃받침)은 토마토랑 닮았고

 만지면 톡 터질것 같은...너 참 희안하다.

 

 오!!..끝이 갈라진다

 밤새 저리 피었네 활짝

 어디..어굴 좀 보자...ㅎ

 

 

 

다육이를 좋아하는 친구 집에 갔다가
소뿔 한 포기를 얻어왔었다.

이름도 모르고 내 손에 들어 온 녀석

2년쯤 지난 어느날 화원에서 이름을 알았다

소뿔을 닮았다하여 우각.

혼자 화분에 심기보다는 모듬 선인장 만들때 하나씩 심는

어쩌면 악세사리 같은 존재.


그저 안 죽을 만큼 물주고 어쩌다가 눈길 한 번 주고
다른 화분에 비해 천대를 받고 베란다 구석에서 근근이 살아온 소뿔
한 촉이던 녀석은 나의 눈총에도 굴하지 않고 화분이 넘치도록 식구를 늘려나갔다
그런데 8월13일 물을 주려던 내 눈에 확 들어온 이상하게 생긴 얼굴 하나
놀래라 너? 누구야??
꽃봉오리는 보라색 도라지 같고 끝은 뽀족한 게 매부리 같다
만져보니 어라??  보송보송한 솜털도 있네...
드디어 부리 같은 끝이 갈라지더니 소털 같은 털이 삐죽 나오잖아
갈수록 놀라운 모습
그러다가 어제 아침 베란다에 가봤더니 글쎄
밤새 꽃이 활짝 펴있네
나리꽃 모양인데 색은 왜 저런고?
그런데 구릿한 냄새 아무리 꽃이지만 향이라고는 말 못하겠네
향기로 벌 나비를 불러 모으는 다른 꽃에 비해
녀석은 냄새로 파리를 부르는 걸까?

 

우각 꽃
어느 화원에서도 친구네 집에서도 꽃을 본 적 없어
몇 날을 궁금해했었는데
내가 상상하던 모습과는 영 다른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본 꽃

신기하다.

 

울집 베란다에는 몸집에 비해 엄청 큰 구릿내나는 우각꽃 한 송이 피었네
한 송이라 다행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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