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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 이야기

음나무

 

 

 

 

어릿한 새순이 참 어여쁩니다
막 피어난 잎은 아가 손바닥 같아요
만지면 까르륵 웃을 것 같지요?

 

음나무, 개두릅,응개나무..이름도 여러 가지 입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응개나무라 불렀습니다
나무에 날카로운 가시가 촘촘하고
봄에 핀 순은 데쳐서 쌈을 해 먹기도 하고요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합니다
나무는 껍질을 벗겨 내고 삼계탕에 넣기도 하고
관절염, 신경통 , 거담제로도 사용합니다
음나무는 가시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대문에 심어두면 귀신이나, 나쁜 병마가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 하여
집집마다 대문에 심었지요.

 

고향에도 음나무가 많았는데
새순이 피면 할머니는 음나무 잎을 따서
데쳐서 쌈을 싸주셨는데
그 맛은 쌉싸름하지요.
봄에 입맛 없을 때 음나무잎이랑 머위잎은 입맛 돋아주는 음식이라 하셨습니다.

이맘때면 밥상에 늘 오르던 음나무잎.


고향 앞산에는 큰 음나무가 있었는데
백 년도 넘었다 말들 했고요
누가 심었는지 모르지만
엄청 큰 나무였지요
밑둥은 썩어 구멍이 �려 있었는데
그 속에 숨바꼭질도 했고요.
나무 윗부분에는 꿀벌이 집을 짓고 살았답니다.
이 음나무 잎을 동네 어른들 모여 일 년에 한 번씩 수확을 했는데요
그 잎이 얼마나 많은지 온 동네 어른들 잔치를 했답니다
물론 잔가지는 삼계탕을 만드셨고요.

백년도 넘은 나무가 주는 선물은 참 푸짐했어요.

덕분에 농사일 바쁜 어른들 하루 쉬는 여유도 있었고요.
지금도 그 나무 살아있는지 알 수 없는데,

(지금도 그자리에 있기를 빌어 봅니다.)
그만큼 큰 음나무는 아직도 본적이 없답니다.

키가 하늘에 닿을듯 했거든요.

 

음나무 굴비처럼 엮어서
허리굽은 할매들 시장에서 팔고있습니다
울할매 생각이나네요
참 좋아하셨는데.....


음나무 잎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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