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마리
산골 소녀가 첫사랑 임을 만나 물든 볼처럼 붉으레 수줍음 가득한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난다. 하얀 바탕에 연지 바른 모습 같기도 하고.
도랑이나 습지에 살면서 오염된 물을 마시고는 맑은 물 토해내어 그 물속에 미꾸리도 붕어도 다슬기도 살아가게 하는 멋진 풀꽃.
어릴 때 억새에 손가락 베이면 고마리 잎 뜯어 찢어 바르면 금방 피가 멎었던 기억이 난다 고운 녀석이 하는 짓도 이쁘다 그래서 고마리인가 보다.
지금 들에 나가면 지천으로 핀 고마리가 가을바람에 한들거리던데 가던 길 잠시만 멈추고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 누구의 볼이 저리도 수줍을까? 수줍게 반겨주리니.. 어루만져 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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