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무와 꽃 이야기

나목이 된 이팝나무 아래서

 

 

              (2007년 어느 봄날 마지막으로 꽃을 피운 이팝나무)

 

 

 (2008년 봄..)

 

 

새와 바람의 고향인 150 먹은 이팝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있었다.
등에는 햇살을 두르고 나목이 된 큰 고향을 바라본다.


강산이 변하고 또 변하고
바람이 들고 나고
새가 둥지를 틀었다 헐었다 몇 번을 했을지
그 세월을 묵묵부답으로 견뎌낸 오래된 나무는 이제 더는 밥을 퍼 나르지를 못했다.

봄이면 작은 미물에게까지 밥을 나르던 큰 고향인 나무는
퇴색되는 창호지같이 희미한 옛영화를 기억이나 하는건지....


가지는 하늘을 우르러고
귀하게 뻗었을 뿌리는 이제 조금씩 움켜진 흙을 놓고 있었다.

사그라듬의 모습이 저런거겠지

작은 바람에 마른기침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한가위 막 지난 오늘
마지막 한 줌의 그늘을 내게 내어주고
뚝뚝 부러지는 가지를 땅에 떨군다.

아~

이젠 저 가지끝에 둥지틀 이 누가 있을지?


 *** 황성공원 입구에 서 있는 이팝니무는 수령 150년 추정합니다

      해마다 쌀밥을 닮은 꽃 풍성하게 피웠는데 무슨 이유인지

      2008년 봄부터 더 이상 잎을 피우지 못하고있습니다.***

 

 



'나무와 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라늄 분갈이 (2010년 2월 24일)  (0) 2010.02.25
제라늄 씨앗을 심고  (0) 2010.01.25
우각(牛角)  (0) 2008.08.17
게발선인장  (0) 2008.05.20
음나무  (0) 2008.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