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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함께

장항리 폐사지에서

 

 

 

 

 

 

나란이 서 있는 동 ,서탑.

낯선 모습의 동탑..

깨진 탑재들 모아서 쌓았답니다.

 

연화 좌대를 받치고있는 사자..귀엽습니다.

 

  

 

 

 

(깨진 잔재들 모아 복원한 불상 ..경주 국립박물관 야외정원에 있습니다)

 

감포 소금 바람이 등을 떠미는 토함산을 오릅니다
길옆에는 개망초 무리지어 한들거립니다
꼭 이 땅의 텃주대감 처럼..


예 전에 이 길은 바닷사람들 비린 물건 등에 지고 소금 땀 흘리며 넘던 길이라지요
땀이 등 줄기에 흘러들 때쯤 만나는 장항리 절은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시원한 감로수 한 모금에 흥건한 땀 씻고
아웅다웅 인간사도 잠시 잊었겠지요.

 

잘 생긴 불상과 장난기 가득한 사자가 받드는 연화 좌대
그리고 마주한 동탑과 서탑..

 

우리가 잃어버린 36년은 이 평화로운 절에 할퀴고 간 흔적 가득합니다
다 가져가고 무얼 또 가질려고 했을까요?
다이너마이트로 도굴을 감행했지요
붉은 화강암으로 빚은 탑과 불상은 상처투성이 몸을 얻게 되었지요
저는 지금 생각만으로도 한 여름에 얼음이 가슴에 가득 얼 것 같이 아립니다.

 

산 뻐꾸기 울어 젖히고
발목을 휘감는 잡초
원래 몸매를 잃어버리고 낯선 모습으로 서 있는 탑..
그리고 구멍 숭숭 뜷린 탑신

상처도 아픔도 다 품고, 다가 간 내게 마음 열어주는 모습이 처연합니다.

더 무엇을 바랄것이며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어디에 있겠습니까?

외래종 개망초 가득한 그곳에
가슴 쥐어짜는 통증 남기고 토함산을 넘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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