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하늘에 개밥바라기별이 유난히도 반짝이고 호수에 물결은 고요하고 깊어서
멀리 산그림자도 가로등 불빛도 물 오른 수양버드나무도 호수에 그림자를 비추는 밤
저녁을 먹고 딸이랑 시누이랑 보문호수길 걷는밤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 봄이 묻어나고 연인 혹은 부부, 친구가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밤
딸아이 손을 잡고 걷는데 훅 치고 들어오는 향기
높은 홍매화 가지에 꽃이 벙글어 향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한데 그 하늘을 배경으로 홍매화 요염한 향기를 뽐내니 이 밤이 찬란하구나.
"엄마 저쪽 하늘에 제일 반짝이는 별은 무슨별이야?"
"음~~~아마도 샛별일걸"
"샛별은 처음 듣는데"
"금성, 샛별, 개밥바라기별"
"개밥바라기별 ㅎㅎㅎ 이름이 왜 그래?"
"개가 저녁밥 먹을 시간에 뜬다고 그렇게 부른단다"
내가 아는게 맞는지 몰라도 아는대로 질문에 답해준다
고향의 동무처럼 친근한 카시오페아,오리온,북두칠성.... 별 이야기를 하면서 자박자박 걷는 호수길
치렁치렁 늘어진 버드나무랑 터질듯 부풀어있는 벚꽃 조곤조곤 딸아이 이야기
개밥바라기별이 뜬 밤에 보문호수는 더 없이 잔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