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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

화랑의 언덕

            언덕을 오르면 군데군데 나무가 서있어 운치를 더한다

           의자가 비에 젖어  친구랑 엉거주춤 앉아 사진도 찍었다

           산을 타고 몰려드는 안개

 

           명상의 바위: 이효리, 이진이 아침햇를 바라보던 곳


          소나무야 참 멋지게도 생겼네

          나랑 친구의 공통 버킷리스트 내가 제안했고 친구가 흔쾌히 승락하여 일년여를 기다려 보게된 풍경

           다랑이논 친구가 저 풍경을 보고 필짝팔짝 뛰었다, 꿈속같단다.ㅎㅎ

 

 

 

           어릴때 붕어잡고 놀았던 "수의지"에는 인공섬이 두개나 생겼더라..

 


           카페에서 바라본 수의지

 

 

작년 그러니까 겨울쯤 계획한 일이 느닷없이 이루어졌다

올해 벼가 누렇게 익어 황금들판이 되면 다랑이논 보러 가자는 약속을 친구랑 했었는데

어제 갑자기 오늘로 날을 잡았는데 새벽부터 비가 추적추척 내린다 헐~~

여러번 의논끝에 무작정 가보자

차로 한시간여 달려 산길을 달려 가는길

이곳은 얼마전 핑클이 캠핑을 하면서 더 알려진 곳이다 화랑의 언덕

사실 이 동네는 내 외가가 있던 동네였다


산을 하나 사이에 두고 외가가 있었기에 여름, 겨울 방학이면 엄마는 나랑 언니를 꼭 외가에 보냈었다

언니랑 도란도란 거리며 산길을 걸어 외가에 가면 외할매 버선발로 달려 나오시고 언제나 한복을 차려 입고 계셨던 외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기억이 난다

외할아버지 책상은 앉은뱅이 였는데 먹을 갈고 빼곡히 한문을 쓰셨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집안 대소사 마을에 일어난 여러 일들

그리고 일기도 있었다한다 그 책들 어디로 갔을까?

외가 동네에는 엄마 삼촌 두분과 사촌 한분이 같이 사셨는데 내 또래 이모 외삼촌들이라서 친구같이 지냈다

눈싸움도하고 연못에서 붕어도 잡고 밤새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집집마다 몰려 다니며 놀았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러다 잠이 오면 아무 집에서나 자면 그만이었지

저 동네에서 한참을 올라가면 목장이 있었는데 호주소를 키웠던 기억이 난다

호주소는 한우보다 훨씬 커고 맛이 덜햇던 기억이다.

그러다가 언제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떤분이 동네 전체를 사서 개발한다했기에 외가는 부산으로 이사를 가고

동네는 점점 변해서 오늘 저런 모습이 되었다

내가 저 동네에 간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하다

고등학교때부터 외가에 간 기억이 거의없으니까.


마침 일년을 간직한 버킷리스트가 이뤄지는날 야속하게도 가을비가 내리네

해발600m 화랑의 언덕에는 경주에서와는 달리 거센 비바람에 우산이 날아갈 정도였다

주차장에 주차를하고 10여분 올라가서 명상의 바위에서 바라본 다랑이논은 환상적이란 표현이 맞는듯하다

친구는 거의 폴삭폴삭 뛰면서 "와~~" 감탄만 할 뿐 다른 말이 필요치않다는 ㅎㅎ

이효리랑 이진이 올랐던 바위에는 비바람이 거세어 오르지를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다랑이논 감상도 잠깐 순식간에 안개가 덮쳐 앞이 하나도 보이지않았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주차장 옆 "수의지"란 연못은 어릴때 모습을 거의 간직하고 있었지만 연못 중간에 인공섬이 두개나 만들어져 있고

그 섬을 연결한 출렁 다리도 있었는데 이 역시 건너가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였다

다만 연못가에 카페가 하나있어 차 한잔하며 연못을 바라보며 어린날 추억에 젖었들었다

내 이야기에 친구는 신기하단다

그리고 꼭 꿈을 꾼듯한 풍경이다 말한다

맑은날 다시 오기로 약속하고 갔던길 달려 집으로~~~

집에와서 언니랑 긴 통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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