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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고향의 봄

 당수나무...백년도 넘었단다 ㅎㅎ 그때는 백년이 엄청 긴 시간으로 통용되었지 싶다

             정월대보름 쯤 마을 어른들이 돌아가면서 유사를 맡아 동제를 주관하고 음식을 장만하여 저 나무에 새끼줄을 묶고 소원지를 묶어 두고 동제를 지냈었다

  당수나무 아래에는 현호색 밭을 이루고

 바람꽃도 바람에 살랑거리며 나를 반겨주네

 원추리..나물도 맛나지만 노란꽃 얼마나 이쁜가 ㅎㅎ

 노란제비꽃...어릴때 동무를 만난듯 반갑구나

 양지꽃 너도 반가워라 이뻐라.

 진달래, 참꽃 배고픈꽃...내 그리움의 꽃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애틋한 꽃

         먹을수록 허기지던 꽃이라서 난 "배고픈 꽃"이라 부른다

 버들강아지..버들피리 불면서 ..같이간 동행은 태어나 처음 버들피리를 불어 본다며 신이나서 "삐~리~리~~!!

 산내고원 습지에 비단개구리 알을 낳아 지키고 있다.

 귀하디 귀한 흰진달래...습지 위에 흰진달래 군락지가 있었는데 전해지는 말로는 아기가 죽으면 묻어두는 무덤이 저곳인데

아기의 넋이 흰꽃으로 핀다고 전해져 흰꽃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무서워 도망갔었는데

저렇게 곱다

 사금파리..어릴때 소꿉놀이했던 그릇 ㅎㅎ

 

 

 산등성이 소나무 바람이 흔들리고

 

 

 꽃밥먹자,,냠냠!!!

 옥같은 물이 흐른다..저 물에 멱감고 고기도 잡고 퐁당퐁당, 참방참방 같이 놀던 친구들 너무나 그립다



 

짝사랑 봄앓이

지독하게 앓고 또 앓아 오던 나의 고향앓이

어느날엔 잠자리에 들어 눈감고 학교가는 길을 그려보기도 했었다

이산 저산 붉은 진달래가 피고 쑥이 지천으로 돋아나면 지독한 고향앓이를 했었는데 그 길을 찾아간다

떠나온지 40여년만에 가는길

약속한 날 이 다가오고 전날에는 소풍가는 이이처럼 잠도 제대로 못자고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차로 달려 1시간

고향은 냄새부터 다르다

당수나무 그 그늘 아래서 소꿉놀이도 하고 더위도 피하고 정월대보름이면 어른들 동제도 지내고 우리들 소원을 빌던 신선같은 나무

당당하고 자상하던 나무는 많이 쇠락하여 가슴 짠했지만 나무 아래 올망졸망 현허색 꽃을 키우고 있었으니 많은 위로가 되었다

한줄로 서서 가야했던 오솔길이었기에 길이 없어진줄 알았는데

뜻밖의 임도가 나 있지않은가?

황토길은 여전하고 여기저기 뒹구는 사금파리도 여전하고

사금파리 다듬어 그릇을 만들고 뒷집 머슴애 아빠되고 나는 엄마되어 놀았었지 ㅎㅎ

언젠가 아버지께서 이곳에 그릇만드는 가마가 있었다 했었는데

그 시기를 물어 보지않은게 후회가 되네 

밥그릇 대접 접시..막사발이었을까? 

산에 활짝핀 진달래를 보고 다시 한번 감격하고 따서 먹어보니 그 옛날에 먹던 맛이라 고맙고 감사했네

산마루에 습지가 있었는데 누군가 벌목을하고 이름 모를 나무를 줄지어 심었는데

그래도 습지는 많이 남아있어 개구리, 도롱룡 알을 낳고 오리나무 물푸레나무가 살고 있어 다행이다

버들피리 만들어 "삐~삐~" 불며 어릴때 추억도 소환해보고 함께간 지인은 태어나 처음 불어보는 버들피리에 신이나 불고 또 불고 ㅎㅎ

우리가 간 그날 산내고원에는 바람이 엄청 심했는데

한걸음 나이가면 두걸음 밀려가던 어린 꼬마시절이 저절로 생각나더라

엄마가 날마다 두개의 도시락을 싸줬는데 하나는 학교 가다가 먹고 하나는 점심시간에 먹고 ㅎㅎ

어린꼬마들이 산을 넘어 학교 다녔으니 언제나 배가 고팠었다.

땡벌에 쏘여 울며불며 다녔고 개미 잡아 흰도라지꽃에 넣어 변색도 시키고, 멀쩡한 참나무 상처를 내어

풍댕이 나바 장수풍뎅이 불러 모았고 , 찰흙으로 여러 형상만들며 놀았으며 다람쥐 쫓다 지각을 밥먹듯이 했던 시절

나를 키우고 나를 품었던 고향에 봄

올해 봄은 고향앓이 가슴앓이 덜하겠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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