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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더위에

 경주아화국수는 1968년도 창업한 전통국수방이다

국수를 만들어 식당에 마트에 납품만 하다가 최근 경주에 국수집을 문을 열었다

얼마전 소식을 듣고 친구랑 갔더니 깔끔한 식당엔 사람들 바글바글

특유의 쫄깃한 맛과 시원한 멸치육수가 더위를 식혀주기 충분했다

한켠에 국수를 판매하길래 몇가지 사왔다

빨간색 파프리카국수, 초록색녹차국수, 노란색호박국수, 하얀색일반국수..

멸치육수를 넉넉하게 내고는 냉동실에 얼려두고 날마다 한끼는 국수로 끼니를 잇는다

녹차국수에 간단한 반찬들 입맛없는 요즘 딱이다 ㅎㅎ


내가 어렸을때 우리집에 넓은 밀밭이 있었다

밀에 알이 차오르면 동네 애들 모여 밀사리를 하며 배고팠던 시절 재미난 간식이되고 놀이가 되었던 밀

밀이 익고 탈곡기로 타작을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아버지는 친구가 운영하는 "박갑수국시방"에 가셔서 국수도 만들고 밀가루도 만들어 1년을 두고 먹었었다

밀가루 음식을 워낙 좋아하지만 친구네 뽀얗고 부드러운 국수랑은 비교가 안되게 누렇고 굵은 국수를 촌스럽게 생각했고 심지어 친구가 부럽기까지했다 ㅎㅎ

지금 생각하니 참 철없어도 그렇게 없을수가 있나 싶어 웃음이 난다

지금은 그 국수랑 밀가루가 간절히 그립지만 어디서 그 맛을 다시보랴 아쉽고 아쉬운 일이다

밀가루로 만든 칼국수는 여름의 별미였다 둥그런 상에다 홍두깨로 밀어서는 감자넣고 멸치넣고 애호박넣고

식구들 둘러 앉아 먹던 그맛은 잊을수없는 내 고향의 맛이되었다

시장통에 있었던 박갑수국시방은 내가 고등학교때 없어졌지 싶다

아저씨가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은것도 같고.

내추억이 되고 그리운 맛이된 국수 오늘은 파프리카 국수를 삶아 먹어볼까나 ㅎㅎㅎ





땀을 어찌나 흘렸던지 속옷이 젖었다 말랐다 반복하여 옷에 하얀소금이 맺혀있어

염전인가 싶을 정도이다 더워도 너무 덥지않은가?

샤워를하고 물한컵 마시고 냉동실 떡 녹혀 먹고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갑자기 맵콤한 그무엇이 땡기네

흘린땀을 보충해야지 ㅎㅎ

육수를 내고 봄에 만든 고추장 한수저랑 고춧가루, 등등등...넣고 떡볶이를 만들어 혼자 맥주한잔 하면서 저녁을 대신한다

그러고나면 세상 부러울게 없는으면서 나른해지는데 한숨 살풋 잠을 자고나면 종일 동동거렸던 피로가 사라지고 방전된 에너지가 차오른다

더울때 맵콤한 떡볶이랑 맥주는 환상적인 궁합이되네 ....

더운날 맵콤한 떡볶이에 맥주 한잔이면 딱이지뭐 ㅎㅎ


 

언제 꽃대를 올렸나

이 더위에 어쩌자고

보기도 애처롭게 작디 작은꽃송이를 피우고 있네

힘들면 안펴도 되는데 애처롭다 스파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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