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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월과 오월 사이에

 볶은 귀리에 우유랑 토마토랑 구지뽕가루를 섞어 냠냠... 나의 아침식사다


 흙길을 걸어보자

 이제 초록터널이 된 황성공원

 무겁지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두권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최근 먹기 시작한 귀리랑 우유 토마토는 든든한 아침요기가 된다

특히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날은 큰 힘이 되기도한다

쉬는날 아침 저 한끼를 먹고 황성공원 산책을 나섰다

사월 마지막날 아침에.

숲은 연둣빛과 초록이 어우러져 초록초록 터널이 되었고

옥구슬 굴러가는 활기찬 새소리가 구름위를 산책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가슴속을 파고드는 싱그런 향기, 동심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한 흙길을 걷는 발의 촉감

머지않은 날 이곳은 후투티의 땅이 되리라

인디안추장같은 왕관을 쓴 멋진 후투티를 생각 그리며

숲산책하고는 곁에있는 도서관에서 책두권을 빌려 집으로 돌아 온 날

무척이나 행복했다.


새아씨같은 수줍음 가득한 목련꽃

가지마다 몽글몽글 구름같은 꽃송이 화르륵 피어나던 벚꽃

온 산을 울긋불긋 물들여 고향이 저절로 생각나게했던 진달래

두견새 소리 서러워 뚝뚝 떨어지던 동백

봄소풍 나온 꽃띠들 웃음소리같은 활기차던 겹벚꽃

이 모든 꽃들이 지고 초록으로 길을 가는 사월말 올해 본 봄꽃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인양 귀한모습 잘 보고 잘 보내는 사월이다

안녕 내년에 또 만나자 사월아



 엄마의 고추밭

 묶어줘야 태풍에도 넘어지지않고 산다네

 엄마집 뒤뜰에 자라는 머위와 나물

 엄마가 만들어 준 돌나물 물김치


오월을 여는 첫날

오후출근이라 오전에 잠깐 들른다고 엄마께 전화를 드렸더니 새벽같이 전화가 온다

 아침 먹지말고 오라며.......

서둘러 갔더니 온갖 반찬 한상 가득 차려놓고 고기국 끓여놓고 이거 먹어라 저것도 먹어봐라

당신 드실 생각도 안하고 딸 사위 챙기느라 정신없네 울엄마

세상에 누가 나를 이렇게 애달프게 챙길까 싶어 눈물이 핑돌더라는

아침먹고는 나물이며 과일 심지어 과자까지 챙겨주며 어서가라 재촉을하는데

당신은 고추밭에 가야된다며 바쁘다 어서가라 등을 떠민다

나야 오후에 출근이라 여유가 있고 남편은 자기일하니 시간에 관계없으니

함께 고추밭에 갔더니 어제 혼자 심었는데 오늘은 말뚝박고 묶어야한단다

그리하여 남편은 말뚝을 박고 엄마랑 나는 끈으로 고추대를 묶었다

오월 첫날 햇살은 따가웠지만 바람이 불어 선선한 날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에 일은 금방 끝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가볍더라

엄마의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오월

송앗가루 노랗게 내려 앉은날 엄마의 고추는 태풍에도 넘어지지않을 든든함으로 잘 자라겠지

오월..

엄마가 바빠지는 달

고추도 심고, 참깨도 들깨도 심어야 하는달

일찍 심어 한창 자라고 있는 감자밭에 풀도 뽑아야되고

자식 먹일 생각에 호미질 끝없을 오월

고단한 엄마는 언제면 자식생각에서 벗어날까? 산은 점점 짙어 초록으로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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