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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울엄마

(밭고랑에 앉아 부르던 찔레꽃..울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꽃)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위로는 시어머니 평생 모시고 몸 약하고 성격 급한 울아버지 비위 마추며 다섯남매 기르느라

밤 낮으로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하신 내 엄마

사람을 좋아하신 할매 덕분에 집에 손님 없는날이 없던 시절을 지나 

몸 약한 아버지 수발하느라 당신 몸 챙길 여가 없었는데 이제 아버지도 안계시고 편안해 지셨는가 했더니

40대에 만든 틀니가 닳아 음식이 씹히지가 않는단다.

울엄마는 다섯 남매 낳으시고도 하루도 몸조리 못하셔서 40대 초에 벌써 치아를 다 잃으셨다

우리 자식들은 사느라 급급해서 울엄마 입속 사정도 몰랐네 

넘 가슴이 아파 미칠 지경이었다

하여 인플란트는 아니더라도 새 틀니 만들어 드리자 의논했는데 극구 사양하신다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돈 아깝단다.

죽으면 썩어질 물건..

측은함을 떠나 가슴이 쓰라린다.

평생 당신을 위해 돈 한푼 못쓰셨는데...

달래고 설득하고 겨우 승낙을 받고 9월21일부터 **치과에서 틀니 맞춤을 시작했다

어디어디 잘한다는 말이 많았지만 영감이 인플란트한 병원이라며 **치과를 택하셨다.ㅎㅎ

그로부터 칫과 방문하는 날이면 시간이 되는데로 엄마랑 데이트 중이다

엄마가 자주가는 단골집 수제비집에서 수제비도 먹고 ㅎㅎ

그런데 얼마전부터 가슴이 자꾸 두근거린단다 지진때문에 놀라 그런가 했다가

월요일 (26일) **내과 갔더니 흑!!!

혈압이 200/110 아이고 이런!!

참으로 난감하고 비참한 심정이들더라

머리 혈관 안 터진게 다행이고 감사하다

난 속으로 누군지도 모를 대상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연신 고개를 숙였다

머리속에 핵폭탄 장전된줄도 모르고...다른사람 혈압은 날마다 관리하면서 울엄마 혈압은 한번도 체크를 안했네, 엄마 진짜 미안해

가슴사진에 심장이 좀 커져있고 소변에서 단백뇨가 살짝 나오고 혈액검사는 결과가 아직 안 나온 상태

약 한알 처방받아 한알 먹었더니 잠시후 가슴 두근거림이 좋아졌단다.집으로 돌아 오는 길 

엄마는 또 수제비 한그릇 하잖다 

3천원짜리 수제비 한그릇 씩 말끔하게 비우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울엄마 더는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사셨으면.. 그 동안 못해본게 너무 많은데 

이제 자식들이랑 하고 싶은거 하나씩 하면서 사셨으면..

어제 저녁에 딸이랑 통화하면서 내 가슴이 넘 아프다 말했더니 나를 위로해주네 고맙운 딸

엄마, 딸 ,손녀 이렇게 세대는 연결되는데...

엄마 부디 더는 아프지마소 좋아하는 찔레꽃 많이 부르고 봄이면 찔레꽃 따서 화전도 붙여 드릴게

그리고 다음엔 우리 스테이크 먹자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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