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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산책하며

 

 

 

 

 

며칠간 노려보고만 있었던 먼지 낀 안방 창의 방충망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깨끗이 청소했다

그 방충만 넘어 코발트빛 하늘이 눈부시다

내가 보건 안보건 변함없이 하늘은 그 자리에 있지만

몸이 지치고 힘들때 한숨 란번 내 쉬며 보는 하늘중에는 겨울 하늘이 최고다 싶다

깊이를 알 수없는 하늘은 내 고민도 꽉 막힌 기운도 다 뚫어줄 기세로 당당하고 청명하다

 

내가 바다가 그립고, 옛 서라벌이 그리울때면 지쳤다는 증거이고

무작정 길을 나서라는 내 마음의 뜻이기도하다

난 내 마음의 얼굴을 정면에서 본 일이 있었던가?

항상 뒷모습만 본 것 같은데

지나고 나서야 겨우 눈치채는 그런 바보같은 내가

오늘은 무작정 마음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있다.

해가 바뀌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내 삶터에는 또 하나의 구름이 몰려들었다

태산준령을 넘는게 이런걸까?

하나의 등성이를 넘고 나면 또 하나가 버티고, 넘고, 나타나고

반복되는 일상에 자꾸 지쳐간다

내 사십대 산맥은 나를 자꾸 기운 빠지게 하지만

그래도 찾아가 위로 받을 서라벌 낣은 벌이 있어 다행이다 싶다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며 내 발자국 하나씩 찍어가며

겨울 하늘 바라보고, 하늘에 내 마음도 풀어놓고, 별을 관찰했다던가?

아니면 제사를 올렸을까?

한발 떨어진 곳에서 돌 층층 쌓아 올린 첨성대도 바라보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상사화 푸른 줄기 손으로 만져도 보고

때로는 백 마디 말 보다 말없는 자연이 내가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어지는 그 무엇이리라

적당히 차가운 기운, 맑고 투명한 하늘, 고요한 서라벌 뜰

그래 오늘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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