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혼불...그리고 문학관
왕궁리 탑 ..백제
아들이 만들어 준 게살 리조또
절반의 학교 수업과 절반의 실습으로 대학3학년 한해동안 딸은 몹시도 지치고 힘들어 했었기에
딸 위로겸 나도 휴식도 좀 할겸 겸사겸사 방학에 딸이랑 여행을 계획했었다
에초에 둘만 갈려던 여행에 남편이 쓸쩍 동참해서 셋이 출발
지난1월12일 13일 일이다
전주 한옥마을
명분은 딸 위로라 말했건만
제일 먼저 달려 간곳이 최명희 문학관이었으니
완전 나를 위한 여행이 된샘이다
지난 여름 내내 최명희 혼불을 읽었고 혼불을 생각했으니 문학관에 꼭 가 보고 싶었기에 전주로 여정을 잡았으니 그럴 밖에
하여간 두 사람의 전폭적인 지지로 찾은 문학관에서 혼불을 다시 만났으니 어찌 반갑지 않았겠나
최명희 넘 일찍 요절했네
아직도 생존해 있었다면 혼불을 능가하는 대하소설을 썼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았고
차분하게 쓴 필체가 마음을 단정하게 해주더라는 ㅎㅎ
한옥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룻밤 간만에 아랫목에 푹 지지고 추위에 언 몸 녹였다
다음날 아침 마당에 소복한 눈
ㅎㅎ
올 겨울 눈다운 눈 처음이라 셋은 몹시도 흥분되더라
더구나 일정이 익산에 가서 왕궁리 탑을 만나는 것이었으니.
눈 맞은 왕궁리의 모습 상상하며 더욱더 흥분되었다.
탑도 탑이지만 익산에 계시는 연이님과 약속
연이님 일러준 대로 찾아 가는 길 눈이 펑펑
반가운 분과 우리가족 식당에서 만나 맛난 점심 대접 잘 받고 근무처에 들러 차 한잔과 이런저런 이야기
ㅎㅎ 인연이란 참으로 귀하다 다시 생각하게 하더라
연이님 일러주신 대로 왕궁리를 찾아가는 길 딸 아이가 왕궁리 검색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해주고
더다어 만난 탑
얕으막한 언덕에서 내려다 보는 모습이
다소곳한 여인을 닮았나?
그 토록 보고 싶었던 탑을 만나니 감개무량 먼 발치에서 얼어붙은 발은 쉬이 떼지지 않더라
조심스레 다가가 살펴 본 탑은 위풍당당하고 섬세하고 예뻐서 백제 석공의 예술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아쉬운건 잠깐 그친 눈이 그새 다 녹아 눈 내리는 왕궁리를 못 봣다는,
왕궁리를 뒤로하고 미륵사지를 향하는 길엔 또 다시 눈송이 펄펄..
미륵사지는 해체보수 중이라 보지 못한 아쉬움
1박21일 여행으로 잠시나마 숨 고르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
아들이 만들어준 게살리조또 처럼 맛난 일상을 살고 싶다.
설지나고 매화 핀 날
봄을 가디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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