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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 이야기

제라늄..2015/04/28



이틀간 야간 근무를 마치고 오랜만에  푹 잘 자고 일어난 아침

머리도 맑고 몸도 개운하고

잠이 보약인건 확실한가보다

누구의 노래 소리인지 창 밖에서 들리는 새소리는 청량감마저 느끼기된다

창을 열고 먼저 화분부터 살피는데

몇 몇 아이 배고파보여 물 주고 떡잎 정리해주고

어리던 제라늄 어느세 저만큼 자라 울울 창창 숲을 이루고 

아침햇살 보약이되어 곱디 고운 꽃을 피워냈다 참 대견하다

베란다 꽃이 주는 행복감

난 요즘 시간이 되면 베란다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책도읽고

가끔 밥도 먹는다 나만의 작은 소풍

다 집 나가고 아무도 없는 시간 빈둥지 증후군인지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고 어떨때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기도 하고

일 없이 방을 배회 하기도 하는데 베란다 꽃들 덕분에 그 나마 견딜만하니

내 친구같은 존재들이다 저 아이들은.

아침 

맑은 기온과 부드러운 햇살, 꽃과 새소리를 들으며 오늘도 하루를 시작해본다.






꽃에 대하여

           시:배창환


열살 때 나는

너를 꺾어 들로 산으로

벌아 벌아 똥쳐라 부르면서

신이 났다.

그때 나는 어린 산적이었다.


내 나이 스물에

꽃밭에서 댕댕 터져나오는 너는

죽도록 슬프고 아름다웠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 서른에 너의 아름다움은

살아있는 민중의 상징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나도 네 속에 살고 싶었다.


마흔 고개 불혹의 나이가 되어서도

나는 아직 너를 모른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러면서 흩어지는 까아만 네 씨앗을 보고 있다.


나는 알 수 없다.

쉰이 되고 예순을 넘겨

천지 인강이 제대로 보일 때가 되면

나는 너를 어떻게 사랑하게 될까.


필요없는 놈은 골라내고

고운 놈만 수북이 옮겨 화분에 놓고

아침저녁으로 너를 아껴 사랑하게 될까.


아니면 그냥 잡초밭에 두고

못 본 채 지나가며 사랑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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