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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김장

 

 

 

거실에 판을 벌렸다

절인 배추, 썰은 무, 양념. 여러개 통

올해 마지막 갈무리 김장 12월 9일10일 이틀간 김장이 더디어 마무리됐다

속이 후련하다 오랜 슥제를 마친 기분이다

날개가 있다면 시원하게 날았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11월 말에 김장날을 잡았는데

내 일터에 터진 일들 덕분에 미뤄진거다

절이는 일이 반 이상인데 시누이가 절여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덕분에 김장을 한결 수월하게했다

배추, 무 농사도 지어주고 절여주기까지

너무나 고마운 막둥이.

산골의 겨울은 단풍이 지면 곧바로 시작된다.

마당에 멍석 깔아놓고 온 동네 아주머니들 집집마다 돌아가며 김장을 하셨다

품앗이....

가마솥에 국이 끓고 남자 어른들은 벌써부터 막걸리 파티

김장 날은 몇 날 동안 동네 잔치였다

아이들 덩달아 신났고...

뒷켠에 구덩이를 파고 항아리를 묻어두고 버물린 김치 차곡차곡

시원하고 칼칼하게 익어가고...

흰눈이 소복하게 내린 겨울밤 할매 옛날이야기 듣다가

 엄마가 내준 살얼음 동동 얼은 물김치에 군고구마 환상적이었던...쩝!!!

 그 맛이 그립고

그 풍경이 아스라한 추억이 되었다.

그 친구들, 동네 어른들, 고향의 맛

다 어디로 가고 난 홀해도 혼자 김장을 담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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