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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꽃과 함께하는 어버이날 아침.

 

 

 

한집 세가족

 

가입량...파라솔 같은 꽃을 드레드레 피우고

 

 

 

 

 

 

 

 

 

 

 

 

웃자라 몸고생 마음고생 심하더니 이젠 제법 의젓하다.

 

울집 최 고참 제라늄 당당하고 의젓하여라

어디서 찾아와 자릴 잡았을까? 발 아래 생명을 품은 페스트엘로우

 

 

 

 

태어난다는 것은 신의 지엄한 명령서를 받는 것이다.

그것은 그대가 우주의 결정에 따라 이 별에 당도한 것을 의미한다.

천변만화의 능력이 깃든 그대라는 씨앗이 이제 막 세상 밖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주어진 자리가 그대의 숙명이다.

그대의 씨앗에 담긴 꽃을 피워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이 그대의 운명이다.

 

하루에서 수차례 내 발길과 마음을 이끄는 베란다 화초들

내가 물을 주면 물먹고 햇빛을 보여주면 보여주는 대로 그저 묵묵히 불평 없이

본인의 역할을 다하는 녀석들을 보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어쩌다가 내게 선택이 되어 숙명처럼 운명처럼 살게 되었는지

좀 더 정성을 주지 못한게 미안해진다.

때로는 물주는 시기를 놓쳐 시들기도하고

때로는 햇빛이 부족해서 기운없는 모습으로 키만 쑥 웃자라기도하고

그래도 그 모진 운명 견디고 저렇게 고운 꽃을 피워내니 얼마나 위대한가?

 

부모에게 자식도 그런가?

사춘기때 날마다 밤이면 나를 고문했던 아들

그때는 세상 고민 혼자 다 짊어진 모습이더니 군입대를 앞둔 지금은

새로운 세상을 만날 두려움과 다시 태어나고 싶어하는 희망이 녀석의 얼굴에 가득하니

그 모습이 봉오리 맺은 꽃과 같아.

딸은 또 어떤가?

새벽에 등교하고 밤늦게 귀가하지만

눈앞에 수능이라는 고지를 앞두고 있으니

주위를 살 필 여유없이 앞만 보고 있으니

뿌리 내리고 한창 성장하는 화초랑 닮았다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인지?

부모님께는 늘 걱정을 드리는 자식이요

아이들에게는 뭔가 항상 부족하고 갈증나는 부모인지라

꽃도 열매도 아직은 어떤 모습인지 모를 미완성의 존재가 아닌가?

내가 신께 부여받은 능력은 어떤 꽃이며 열매인지

깊게깊게 생각해보는 아침.

어버이날 아침은 꽃과 함께 깊은 사유로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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