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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사람아.

칠칠 맞은 화가 최 북

 최 칠칠 자화상

 소설 "호생관 최북"

 

 

 "풍설야귀인도"

풍설야귀인

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

(일모창산원 천한백옥빈)
柴門聞犬吠  風雪夜歸人
 (시문문견폐 풍설야귀인)


날은 저물고 푸른 산 아득한데
찬 하늘 눈 덮인 집은 쓸쓸하기만 하네
사립문 밖엔 개 짖는 소리 들리고
눈보라 치는 밤 길손은 돌아가네

 

 

얼마 전 치른 지방선거를 보면 누구나 기회가 열려 있어 대통령도 도지사도 시장도 될 수 있는 세상
분명 우리는 좋은 세월을 만났다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엔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태생 때문에 넘지 못할 벽을 가지고 산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 한 사람 "최북"


중인 출신의 천재화가 산수를 잘 그려 "최 산수"
메추라기를 잘 그려 "최 메추라기"라 세인들은 불렀지만 자신은 최 북의 북자를 쪼개어 "최 칠칠" 그림으로 먹고산다 하여 "호생관"이라 칭했다 한다.
최북이 어느날 내 가슴에 스며들어 궁금증을 자아내며 똬리를 틀고 앉았는데
조각조각 전해오는 기행을 몇 가지 알던차에 며칠 전 도서관에서 '호생관 최북"이란 장편소설을 만나 단숨에 읽었다.
전해 오는 기행을 살펴보면 어느날 어떤 양반이 그림 한점이 필요하다며 당장 그려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날은 붓을 쥐기도 싫었던터라 거절을 했는데
양반은 오히려 화를내며 윽박질렀다.
옥신각신하다 마당에 나뭇가지를 꺾어 스스로 눈을 짤렀다한다
애꾸눈이 된 사연이다.

또 하나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림을 사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않으면 그림을 찢어 버렸다는 이야기
지독한 고집과 그림에 대한 애정
저 먼나라 화가 고흐가 생각나게 하는, 두 화가는 참말로 많이도 닮았다
한점 그림을 팔아 술을 마시고 열흘을 굶다가 서울 어느 거리에서 동사한 최북 그의 나이가 49세라했다.
스스로 지은 이름처럼 칠칠맞다. 정말.


최 칠칠
작가 임영택은 소설의 끝 점을 찍은날 아내랑 막거릴를 마셨다 이야기한다
일년을 최북으로 살다 마지막 펜을 놓고 마신 술
그는 최북을 잊었을까?
오히려 더 생생하게 살아났으리라.
시대의 아픔 최 칠칠
그를 만난 며칠 나도 마음이 무거웠다.

가난하고 외롭고 처절하게 살다간 화가. 칠칠.

한쪽 눈으로 바라 본 세상을 화폭에 담은 화가
늘 그 사람이 궁금해서
자료를 찾던중에 임영태 작가의 소설을 만나
가슴 뛰며 읽어간 소설
누군가도 그를 생각하고 글을 썼다는 생각에 가슴 뻐근함을 느낀다.
글을 다 읽고 나도 한잔 술을 마셨다.ㅎ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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