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아..사람아.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제일 먼저 노작가님을 손을 보았다.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을 연상시키는 손.

다시는 박완서...서명한 책을 보지 못하겠네.

며칠 신문엔 그분의 타계 소식으로 북적거렸다.

 

보내면서 이해인수녀님 시를 쓰시고.

 

 

김훈 인정머리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단다....남한산성 그 깊은 겨울이야기에 몸서리가 났나보다.

다시는 못 볼 단백하고 진실된 이야기...아쉽다.

 

 

하얀세상 온통 흰빛 천지라 티끌많이 묻은 나는 눈을 뜰 수가없다

그분이 생을 등진 그날도 눈이 내렸단다.

이웃집 어른처럼 다정한 글을 보여주시던 분

노작가는 그렇게 흰눈 내린날 가셨다

그분의 유작품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블로그 오랜 벗이 보내주셨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고 고맙다.

책을 처음 받고 포장을 열고 제일 먼저 본게 작가의 손이었다

저 주름진 손으로 글을쓰고 때로는 눈물을 닦고

정원의 꽃을 가꾸었으리..

문열고 나서면 뵐 수있는 이웃집 어른같이 다정한 얼굴로

재미난 이야기 해 줄것만같은데 이제 그분은 없다.

 

오늘아침 눈부신 햇살에 눈은 녹아 질척거리지만 그분은 가시고 주옥같은 작품이 남았고

그리고 살실감으로 가슴이 휑해지는 아픔을  남겼다.

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같은 시대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던.

 

연필을 깎고 난 내가 공감하는 부분에 줄을 그으면서 때로는 내 감상을 적으며

그분이 주신 책을 탐독했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글을 쓸 수있을지는 모르지만 작가로서의 나의 새로운

다짐이 있다면 남의 책에 밑줄을 절대로 안치는 버릇부터 고쳐볼 생각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밑줄 긋는 내 절대적인 버릇이 작가도 하고 싶은 버릇이란 생각에

갑자기 어깨가 어쓱해지던 나는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었다.

 

꽃같던 청춘에 6.25라는 복병을 만나 차마 입으로 말하기 어려운 치욕과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을 겪었는데

외아들을 잃은 노작가는 참척의 슬픔이라 말했다

어느 인생이 순탄하겠는가?

저 주름진 얼굴과 손과 그리고 가슴에 묻힌 아픔을

잔잔하고 때로는 옹골차게 풀어내신 당찬모습인데

죽기전에 완벽하게 정직한 삶을 살고싶다고,

 

"...계절은 어느 계절이어도 상관없지만 일몰 무렵이면 참 좋겠다....깨끗하게 늙은 노인의 얼굴에서

내 어릴 적 동무들의 이름을 되살려낼 수 있으면 나는 족하리라"

늘 그리워하던 작가는 귀향을 희망하며 저렇게 마음으로 그려본다

어쩌면 지금쯤 그분의 귀향은 이루어졌으리.

 

이 눈이 다 녹으면 봄이 오겠지.

봄이 오면 꽃이 필테고 나뭇잎 연둣빛 속살 부끄럽게 내 밀겠지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못 가 본 길을 걸어가겠지.

 

 

 

 

 

 


'사람아..사람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지 않는 꽃  (0) 2015.08.03
리틀엔젤스 경주공연  (0) 2012.12.09
고청 윤경렬  (0) 2011.01.10
칠칠 맞은 화가 최 북  (0) 2010.06.11
수오재  (0) 2009.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