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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엄마의 포도밭

 

 

 작업의 끝

 

 포도야 포도야 너를 위해여.

 

 

 

 고들빼기 꽃

 

 

 

 내 부모님 발자욱 몇 번을 저 고랑을 밟았을까?

 파란 오월의 하늘에 흰구름 둥실

 

 

녹음이 짙어가는 오월 끝자락에
엄마의 포도밭엔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인다.
엄마 아버지 두 분이 가끔은 토닥거리고 밋밋하게 돌보던 포도밭에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이렇게 출동~~~
갈수록 농사일이 힘에 부치는 아버지께서 호출령을 내리셨기에..
작업명" 비 가리게 비닐 씌우기"
한창 포도 수확 철엔 이상하게도 장마처럼 비가 연일 내리는 일이 많아
잘 익은 포도알이 비에 터져버리기 일쑤라
비닐로 미리 예방도 하고 포도도 골고루 잘익고..


동생이랑 남편은 비닐을 씌우고 나머지 일꾼들은 비닐에 구멍을 뚫어 단단히 묶는 작업
건강하게 잘 자란 포도줄기에 제법 맺혀 있는 포도
순탄하게 잘 자라 단물 뚝뚝 떨어지는 포도가 되길 소망하며 단순작업에 돌입
팔도 아프고 목도 뻐근하고.... 갈증이 무지하게 나네.


고랑마다 반질반질한 걸 보니
부모님께서 한 알의 포도를 키우기 위해들인 노력이 충분히 짐작이간다.
어설픈 손으로 잠깐 거든 일손에 연신 고맙다 하시는..
맘이 짠하다.
농사 얼마나 힘드는지.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도와주고나면 온 삭신이 아파오고.며칠을 후유증에 시달리는데.
내 부모님 평생을 해 오셨으니

오전 후다닥 일은 끝나고 둘러 본 포도밭은 엄마의 부지런함 덕분에 풀 한 포기없고 그 대신에
노란 고들빼기 꽃 고랑마다 꽃밭이 되어있었다.
참 곱다
저 꽃도 엄마의 정성으로 자랐거니..ㅎ


울엄마 평생을 자식같은 농사를 지으며 사셨네
꽃을 키우듯 포도를 키우시는 손길
오늘은 그 손을 잡아봤다
거친 그 손에 한송이 두 송이 저승 꽃이 자릴 잡았네.
가슴이 다시 한번 내려앉는다. 쿵!쿵!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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