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하기(숨은 글찾기)

에스프레소

 

                           

 이 한밤에
잠도 잘 수 없는 이 모진 밤에 혀가 말려들 것 같은 에스프레소 그 향이 몸살 나게 그립다.
몸쓸 내 입맛
커피집에서 가장 인기 없는 커피
독하게 쓰디쓴 그 맛
그런 에스프레소 맛에서 난 헤어나질 못한다.
달콤하고, 향기 좋은 커피가 지천인데 쉽게 곁을 내 주지 않는 독한 커피를 난 왜 좋아하는지?

내가 설마 그리 독한사람인가?

 

봄꽃이 피었다던가?
아니 피고 있다던가?
도무지 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날들
집을 등에 짊어진 달팽이처럼 내 마음 돌돌 말아 놓고 살아가는 요즘이다.
봄바람이 저렇게 살랑대는데
쑥과 냉이가 쏙쏙 올라와 날 유혹하는데도
도무지 돌돌 말린 마음은 봄빛을 보려 하지 않는다. 독하다.
맞다. 그렇게 기다린 봄이 왔는데,
마음을 열지 못하는 난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닮았다.
지금 시계는 1시 10분 잠들지 못하는 나는
날 닮아 독한 에스프레소가 마시고 싶다.
그 한 모금이면 봄을 제대로 볼듯싶은데.

 

 

                              


 


'생각하기(숨은 글찾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 그랬으면 좋겠다.  (0) 2010.11.15
엄마의 포도밭  (0) 2010.05.31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0) 2009.12.31
딸이주는 아빠의 선물  (0) 2009.12.14
절망적인...오늘은  (0) 200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