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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동시

말이 안 통해/ 김미혜

 

 

말이 안 통해

 

 

              글 / 김미혜

 

 

엄마,  토끼가 아픈가 봐요.

 

쪽지 시험은 100점 받았어?

 

 

아까부터 재채기를 해요.

 

숙제는 했니?

 

 

당근도 안 먹어요.

 

일기부터 써라 !

 

 

딸이 초등학교 마지막 소풍을 다녀왔어요.

종일 졸업사진을 찍었다네요.

어젯밤엔 너무 피곤해서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잤습니다

9시에 딸이 와서 겨우 일어났지요.

"엄마 내일 소풍가요.."

"??"

"반월성이랑..그 일대를 간다네요. 밥 싸주실거죠"

"???"
"다 귀찮은 표정이네요. 안 싸주셔도 괜찮아요"

 

겨우 정신차리고 생각하니

엄마가 별로 해준게 없는것 같다.

생각해보면 아직 어린애인데

난 마치 다 큰 아이다루 듯 했네

순전히 내 기준으로..

요즘은 더 그렇다.

뭘 생각하는지. 학교생활은 어떤지 통 모르니..내가 엄마가 맞는지?ㅎㅎ

아니라 부정해도 난 스스로 세대차이를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

 

작가는 말한다.

"저는 제가 본 것들을 아이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아이들은 어떤 목소리로 말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때 만큼 마음이 맑아지고 환해지는 때는 드물지요.

그래서 저는 동시 쓰는 일이 참 좋습니다.

...

"시를 쓸때면  제 안에있는 아이를 꼭 불러내겠다고."

 

딱 세구절로 압축한 글이 너무나 가슴에 남는다..

작가의 글 다루는 솜씨 죽이네 ㅎㅎ

......

부시시 일어나 마트 다녀왔다.

그리고..

아침에 딸아이랑 김밥도 싸고, 녀석 좋아하는 유부초밥도 만들었다.

"보물찾기 했나?"

"그런거 안해요"

"반월성에서 뭐가 제일 이뻤는데?"
"작은 꽃.. 너무 작아서 자세히 안보면 몰라요.

너무 귀여웠어요 "

역시 내딸이네.

 

말 잘 통하는 엄마가 되고싶다.

어른되면 하기 싫어도 해야할 일이 너무 많은데

벌써 부터 그렇게 살도록 강요하는 엄마는 안되어야 할 텐데.

얼마나 갈지.

웃으면 양 볼에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내 딸

"엄마랑 친구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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