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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동시

생일도 싫을 거야/ 김미혜

방마다 단 꿈꾸며 가족들 잠든  한밤.

홀로 잠들지 못하고 서성이다 베란다에 나갔다

며칠전 까지만 해도 여름 풀벌레 노래하던 자리에

귀뚜라미 가을이 왔노라고 목청을 돋우네

 

이 분위기에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아

김미혜님의 동시집 "아기까치의 우산"을 펼쳤다

한밤에 보는 동시 맛이 이렇게 좋을 수가? ㅎㅎ

 

 

 

 생일도 싫을 거야

 

         글/ 김미혜

 

부처님 생일 잔칫날

할머니 따라 절에 갔어요

절 마당에 분홍 꽃 등

환하게 피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손자 며느리

이름표 줄줄이

 

합격기원, 사업성공

건강백세, 가정화목

소원들 주렁주렁

 

부처님은

골치 아프시겠어요

일년에 한번

오실적 마다

저 주문

다 받아가시려면.

 

 

그러네..

부처님 정말 골치 아프시겠다.

생일 축하는 뒷 전이고

이름표 주렁주렁 달아 놓고 저마다 민원만 접수하네

부처님 일년동안 잠도 못자고..화장실 갈 시간도 없겠네

생일날 되는게 겁나겠다.ㅎㅎ~~

    

         ( 연주곡...그대 얼굴 가을 달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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