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의 점심
글/김미혜
햇볕 한 줌들지 않는
갈비탕 가게 앞에서
청국장 항아리 놓고
노점 벌인 할머니
양은 도시락 꺼내
점심드시는데
눈이 쏟아집니다.
밥 한술 뜨려 하면
손님이 오고
밥 한술뜨려 하면
손님이 오고
안개꽃보다
더 흰 눈이
차갑게 식은 밥 위로
쏟아집니다.
펑펑 쏟아집니다.
겨울 길바닥에서
눈 섞인 밥
몇술 뜨고도
할머니는 청국장을 팝니다.
길위의 삶..저 시린삶이
꽃피는 봄을지나
질척이는 장마를 맞이 했습니다.
결코 녹녹하지 않은 여행을 떠나오신 할머니
지금은 그 길위에 비 피할 우산이라도 있는걸까요?
... 장마날에 햇빛..
** 김미혜 동시집 "아기 까치의 우산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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