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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세상

생명 (황성공원 버섯)

 

 

 

 

 

 

 

 

 

 

 

 

 

 

 

 

 

 

 

 

 

 

 

커피 한잔 뽑아들고 황성공원 숲으로 산책을 나선 길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들어선 곳
땅에는 수많은 생명이 자라고 퇴하기를 거듭하고 있었다.


모든 희망은 하늘에 있고
모든 생명은 땅에 있다 했던가?
저렇게 많은 버섯이 생명을 불사르고 있었다
누구냐? 넌 대체 무슨 이름으로 불리는지?
도무지 알지 못하는 이름 대신 그저 뭉퉁거려 버섯이라 부르며
그들의 거처를 무단 침입한다.
숲에는 버섯들의 입덧으로 후덥지근하고 등에는 그들의 절규로 식은땀이 흐른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서
온 힘을 다해 생명을 불사르고
마침내 사그라드는 영혼.
그것은 고요한 절규이며
침묵으로 외치는 생명의 혼이었다.

 

나는 저들의 이름을 알지 못합니다.
그저 버섯이라 부르지요.
궁금한 마음에 도서관에 가서 버섯도감을 찾아 봤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보고도 모르겠던걸요.
그래서 그냥 버섯이라 부르기로 맘 먹었습니다.
열정으로 짧은 생을 살아내고 순식간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그 영혼만 보기로 했는데
나의 무지로 그도 보지를 못하고 그저 가슴만 칩니다..........



불타게 하소서 (노르웨이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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