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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더불어 기대어 있는 삶

 

 

 

더불어 기대어 있는 삶

      -조희룡, <借 빌림>-


瘠骨崚嶒借歲月   雙眸夜夜此燈開
척골릉증차세월   쌍모야야차등개
世間萬里皆相借   明月猶須借日廻
세간만리개상차   명월유수차일회

파리한 몸은 힘겹게 세월을 빌려 살아가고
두 눈동자는 밤마다 이 등불 빌려 열리네
세상의 온갖 이치가 모두 서로 빌리는 것이니
밝은 달도 오히려 해를 빌려서 도는 것이네

 
들숨은 날숨에 기대어 있고, 
열매는 씨앗에 기대어 있고, 
젊음은 유년에 기대어 있고, 
선생은 학생에게 기대어 있고, 
기쁨은 슬픔에 기대어 있고, 
승리는 패배에 기대어 있고, 
하나는 하나 아님에 기대어 있고, 
무욕은 유욕에 기대어 있고, 
시간과 공간에 기대어 있고, 
색(色)은 공(空)에 기대어 있고, 
`나`는 `너`에 기대어 있고, 
전체는 부분에 기대어 있고, 
끝은 시작에 기대어 있고, 
빛은 어둠에 기대어 있고, 
현재는 과거에 기대어 있고, 
생은 사에 기대어 있고, 
하늘은 땅에 기대어 있고, 
우리의 생명은 천지 자연에 기대어 있습니다. 
4월의 아침입니다.
이 한달은 누구는 희망의 달일테고
또 어느 이는 절망이 되기도 할겁니다.
그러나 희망도 절망도 모두 내 안에 있음을 잘 알기에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4월 라일락이 피겠네요.
길가에 쭉 늘어 선 벚꽃도 만발하겠지요.
먼저 핀 목련도 매화도 온 길따라 가겠지요.
마음 속 깊이 맺은 꽃망울 활짝 피우는 좋은 한 달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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