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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먼 기억 속의 친구

 

 

얼음바다에 얼어붙은 잔돌같이 차디찬 창공에 새벽별이 반짝인다.


딸아이 책상에 앉아 누렇게 빛바랜 "서정윤"시인님의"홀로서기"를 펼치는데
"외롭다고 느껴지면 언제든지 불러라. 아무 때나 달려갈게"
1989년 9월9일 벗 ***
순간 꽁꽁 얼어붙은 새벽별처럼 생각이 멎었고
더이상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이젠 이름마저 가물한 친구 얼굴이 떠오르지 않은 건 당연한지도 모를 일이다.


길가다 우연히 딱 마주친 기억 속에 만 사람을 만나면
서로 알아보면서 "어~~어~~ 너~~"
그렇게 바라보다 홍수에 봇물 터지듯 한꺼번에
이름이랑 그 시절 모습이랑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이 와르륵 쏟아지는 것 같이
어느 순간 시집을 건네 준 친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커트 머리에 청바지를 즐겨 입었고 가끔은 야간자습 땡땡이치고 선생님 눈을 피해
음악다방에서 근사하게 생긴 DJ가 들려주는 음악을 들었고
주말이면 반월성에서 클로버 화관을 만들어 서로에게 씌워주던 친구.
기억은 거기에서 딱 멈추어 버렸다.


어찌 되었을까?
어디서 살까?
친구가 시집에 적어준 글처럼 지독하게 외로운 날 불러볼까?
무조건 달려오려나..


 "겨울나무" 이성원..연이님 블로그에서 모셔 온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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