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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엄청난 일

 

 

아이 둘을 낳았다.
내 인생에서 이보다 더 엄청난 일이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결혼을 하고 당연히 가족계획이란 걸 세웠다.
남편은 아들 둘을 원했고
난 골고루 하나씩
지금 생각하니 우습네
아이를 내 마음대로 골라 낳을 수 있는 일인가?
아무튼 내 뜻대로 골고루 낳았으니..
나름의 성공인가?


문제는 키울수록 내가 대단한 일 했음을 실감하고 살고 있다는 점이다 . 앞으론 더 하겠지만.

아들놈 동전 삼켜 질식사할뻔했고
딸은 펄펄 끓는 열 때문에 응급실에서 밤을 새운 건 도대체 몇 번이던가?
자잘한 사고들 속에 자랐고
녀석들 나름대로 자아가 생기면서
완전 청개구리 되었다.
"저는 그게 싫고요. 이걸 하고 싶은데요."
"제 생각은 엄마랑 완전히 다르거든요.."
 이정도는 약하지
"엄마랑 말이 안 통해요"
완전 메가톤급으로 덤비기도 한다.
가슴이야... 왜 이리 서러운고?

엄마 요구사항은 안 들어주면서
원하는 건 왜 그리도 많은지.
문제는 안 들어 줄 재간이 없다는 거다.
아들이 언젠가 말했다.
MP3 사달라고..
당연히 동의를 했는데
기종에서 마찰이 생겼다.
난 2메가급으로 ..녀석은 4메가
"음악 들으면서 쉬는 게 유일한 휴식인데
제가 원하는 거면 더 좋잖아요.
엄마가 쓸 게 아니고 제가 쓸거고요 두개세개 살 물건이 아니라 그렇고요
입기 싫은 옷처럼
마음에 안 들면 그럴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그러네
결국 난 지금 아들 MP3살 돈 모으고있다.


딸은 또 어떤가?
내일이 시험이라도 보고 싶은 책 있으면 책을 읽는다
"이 책이 보고싶어 공부할라 해도 안되요
공부도 못 하고
책도 못 읽고
그럴 바에야 책 다읽고 공부를 하면 되잖아요.."
니 마음대로 하세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내 아이로 살아가기 위하여 지킬 사항"
헌법 같은 걸 만들면 어떠할까?

 

생갈할수록 내가 엄청난 일을 했다는 걸 느낀다.

어떻게 사람을 만들어 세상에 내 놓을까?



바이올린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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