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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아버님 전상서

 

(아버님 꽃 바구니 예쁘지요? 고운 꽃으로 준비했어요..향기도 좋으시죠?)

 

제상을 거두고 모두 잠든 사간에 저는 이렇게 아버님께 글을 올립니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 했지요?
아버님 여인지 어느덧 십 년이 되었네요.
아버님 가실 때 유치원 다니던 장손은 어느새 중3이 되었고요
두 동서가 낳은 조카들이 나란히 서서 절을 올리네요
아버님 손자 손녀가 모두 6섯입니다.
흐뭇하시죠?

 

오늘따라 유난히 별이 많으네요
아버님 날인걸 하늘도 아시나 봅니다
제가 정성껏 차린 음식이 마음에 드시는지요?
어설픈 솜씨로 차린 밥상이 마음에 안 드셨지요?
지금 계신다면 아버님 입맛에 맞게 해 드릴 텐데
사람들은 그래서 말하나 봅니다
"어버이 살아 실제 섬기기를 다하라" 고 말입니다.

 

아버님은 제게 너무나 다정하셨지요.
어머님보다 아버님이 주방에 더 많이 들어오셨고
콩나물도 다듬어 주시고, 나물도 데쳐주셨고, 마늘도 까 주시며

이런저런 이야기 들려 주셨지요.그 모습 지금도 생생합니다.


생전에 많이도 아프셨지요.
집에 약 떨어질날 없었고
몹쓸 병 싣고 서울로, 대구로...저랑 꼭 같이 다니셨지요.
그렇게 아파하면서 가신지 10년 되는 날
참 많은 생각을 합니다.


아버님
저는 오늘 밤을 새웠네요
동쪽 하늘에 초승달과 유난히 밝은 별 하나가 그림같이 아름답네요.
박하향기가 나는 듯하고요.
저 풍경따라 아버님 가시겠지요?
잘 가시고
다음 기일 날 또 뵈요


아버님 기일 날 며느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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