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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숨은 글찾기)

화두(話頭)

 

<등꽃이 향기를 가득 품고 등불을 밝혔습니다.>

 

꽃이 핍니다.
누구도 못 알아차린 사이에
맺었던 봉오리 활짝 웃고 있어요.


꽃이 집니다
꽃 지는 모습은 볼 수 있습니다.
그 모습은 나비 같습니다.
팔랑팔랑 꽃 춤을 춥니다
제 할 일 다했기에 몸이 가볍나 봅니다
돌아갈 곳으로 즐겁게 갑니다.

 

 

<하얀 쌀밥이 생각나는 이팝꽃도 가지마다 소복하게 피었습니다>

 

사람도 꽃입니다.


자신이 태어난 날을 기억하지 못하는
망각을 지녔습니다.
자신이 자라는 모습을 모르다가 어느 날 깜짝 놀라지요.
"언제 이렇게 자랐나?"

"허..언제 이만큼 늙었지?"

 

 

아카시아..꽃 향기 엄청 났습니다.

             꿀벌이 장악을 했더군요.부지런하니 달콤한 꿀을 얻는거 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꽃은 피면서부터 열매를 품고 있지요
활짝 피면서 그 깊숙한 곳에는
열매를 키우는 분주함과 땀 맺히는 고난이 있습니다.
난 그걸 보지 못하고
오직 꽃의 화려함과 향기에만 취해서 살았습니다
꽃의 통증을 모르고 말입니다.

 

ㅎㅎ
내 껍데기가 자라는 동안
난 어떤 열매를 품고 키웠을까요?
생이 저토록 짧은 꽃이 단단한 열매를 남겼는데
꽃 피고지고 사십 번을 했을 생을 살아온 나는
무얼 남기는 중인지요?
생각할 일입니다.


이것이 오늘의 화두(話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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