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매미

햇살이 내린 뜰 2016. 7. 26. 12:46

 


 


 

 


 

3일전 퇴근해서 보니까 베란다 방충망에 매미 한마리가 울집을 들여다 보고있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지만 울지도 않고 내가 다가 갔는데도 꼼짝도 않네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보니까 그자리 그대로 완전 얼음땡 ㅎㅎ

울집에 뭐 볼게 있나?

지금부터 너랑 놀자 싶어 맥주 한캔을 들고 베란다에 앉았다 

매미랑 마주 보면서 ㅎㅎ

여름날 시원한 맥주 한잔은 최고의 휴식이고 위로가 되는데 그기에다 매미랑 함께?? 그래서 인지 더 시원하게 느껴지네

밤이 되고 어두워도 녀석 꼼짝을 않는다

그러다가 한번인가 울었었다 말매미 울음소리 참매미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여름에 방충망에 붙어 고생이다 싶어 안쓰럽기도하다

다음날 아침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서둘러 출근하고  퇴근해서 보니 아직도 그대로 있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해도 청소기를 돌려도 요지부동

혹시 죽었나? 싶어도 간간이 살이 있노라 노래인지 우는 건지 소리를 내니 그 걱정은 사라졌는데

이틀째 그 대로 있으니 혹시 이 더위에 탈수가 되지는 않을지 배는 또 얼마나 고플지 슬슬 걱정이 되는데

뭘 주고 싶어도 줄 방법이 없네 남 모르게 애만 타는데 그런 내 맘 아는지 모르는지 꼼짝을 않는데 에고~~

3일째 퇴근해서 보니까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다

인내력 이만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않은가?

갑자기 존경스럽기까지 하더라는

방충만 움켜잡고 있는 다리는 얼마나 아플꼬?

무슨 수행하는 수도승도 아니고 웬 고생이냐 싶다

저러다가 더위 먹지 ..

베란다 앉았는데 녀석도 나를 보는지

매미 눈에는 내가 괴물로 보이지 싶다 ㅎㅎ

덩치는 산만하고 보였다 안 보였다하고 생긴건 얼마나 희안할꼬? ㅎㅎ

오만가지 생각을하고 앉았는데 외출 다녀 온 아들녀석이 다가 오더니

'아직도 있네"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방충망을 톡 쳤는데

휙 날아가는게 아닌가 ㅎㅎ

힘차게 아무 일없었다는 듯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생생하네 한마디로 살아있네 ㅎㅎ

며칠을 꼼짝않고 친구가 되어준 매미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