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김장
햇살이 내린 뜰
2014. 12. 11. 20:17
거실에 판을 벌렸다
절인 배추, 썰은 무, 양념. 여러개 통
올해 마지막 갈무리 김장 12월 9일10일 이틀간 김장이 더디어 마무리됐다
속이 후련하다 오랜 슥제를 마친 기분이다
날개가 있다면 시원하게 날았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11월 말에 김장날을 잡았는데
내 일터에 터진 일들 덕분에 미뤄진거다
절이는 일이 반 이상인데 시누이가 절여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덕분에 김장을 한결 수월하게했다
배추, 무 농사도 지어주고 절여주기까지
너무나 고마운 막둥이.
산골의 겨울은 단풍이 지면 곧바로 시작된다.
마당에 멍석 깔아놓고 온 동네 아주머니들 집집마다 돌아가며 김장을 하셨다
품앗이....
가마솥에 국이 끓고 남자 어른들은 벌써부터 막걸리 파티
김장 날은 몇 날 동안 동네 잔치였다
아이들 덩달아 신났고...
뒷켠에 구덩이를 파고 항아리를 묻어두고 버물린 김치 차곡차곡
시원하고 칼칼하게 익어가고...
흰눈이 소복하게 내린 겨울밤 할매 옛날이야기 듣다가
엄마가 내준 살얼음 동동 얼은 물김치에 군고구마 환상적이었던...쩝!!!
그 맛이 그립고
그 풍경이 아스라한 추억이 되었다.
그 친구들, 동네 어른들, 고향의 맛
다 어디로 가고 난 홀해도 혼자 김장을 담근다.